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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아, 이렇게 잘 될 줄 몰랐어요."
시청자도 몰랐다. 케이블채널 OCN '보이스'가 '소리 추격 스릴러'라는 거창한 외피를 두르고 소개됐을 당시 배우 장혁과 이하나가 출연하는 장르물이란 관심 정도가 다였는데 말이다.
배우 백성현이 '보이스'에서 무진혁(장혁)을 친형처럼 믿고 따르는 후배 형사 심대식으로 열연했다. 은형동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꽤 오래 의심 받아오다 마침내 15회에서 '악의 축의 빨대'라는 정체가 드러났다. 최후는 비참했지만 반주검 상태에서 손가락을 까딱 움직이며 긍정적인 미래를 암시했다.
홀가분한 듯 생글생글 웃으며 모습을 드러낸 백성현은 모든 것이 의외였다는 반응이었다.
▲ "김홍선 감독님 팬 됐어요."
"장르물을 처음 경험해서 그런지 순식간에 지나갔고 솔직히 생각한 것보다 큰 사랑을 받았어요. 10부쯤 지치고 매너리즘도 오고 그래야 하는데 16부까지 너무 재미있게 찍었거든요."
'보이스'는 청력에 근거해 범죄를 분석하는 '보이스 프로파일러'를 소재로,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드라마였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 배우들의 열연으로 손바닥은 땀이 마를 새 없었다.
'보이스'는 3화에서 최고시청률 5.7%를 기록했다. 이는 '38사기동대'가 기록한 OCN 역대 최고 시청률 5.9%와 단 0.2P 차이였다. 백성현은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감독님의 뛰어난 연출력"이라고 힘줘 말하며 "팬 돼서 사인도 받았다"고 했다.
덕분에 스스로에게도 "자랑할 수 있는 작품이 됐다"라고 기뻐하며 "누군가에게 ''보이스' 재미있어' '꼭 봐야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출연 배우들의 열연도 높이 샀다. 백성현은 "저희끼린 특별출연 배우들이 '보이스'를 먹여 살렸다고 한다"면서 "다들 객이지 않나. 촬영장 분위기도 익숙하지 않았을 텐데 다들 내 작품처럼 임해주셨다. 덕분에 사랑 받는 작품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 "공범·진범, 시작부터 알았죠."
"공범이라는 건 시작부터 알았다"는 백성현은 시청자가 그토록 궁금해하던 은형동 살인사건 진범의 실체도 진작에 알고 있었다.
"범인한테만 말해줬대요. 그리고 저와 장혁 형님도요. 모태구의 부친인 모기범(이도경) 회장님은 몰랐대요. 근데 첫 제보자, 가장 가까운 사람, 여주인공과의 적대관계 등 제가 범인일 수밖에 없다라고들 하더라고요. 제 SNS에 '오빠 범인이죠?' 하고 유튜브 링크를 걸어 놨길래 들어가 보니, 극 중 (범행 당시) 모태구의 목소리 톤을 낮추잖아요. 그 톤을 높이면 제 목소리가 나오더라고요. 놀랐지만 확실히 장르물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김)재욱이 형"이라는 백성현은 최종화에서 그려진 의사의 등장과 모태구의 죽음에 대해 "정확한 건 아니라"라면서 "가장 고통스럽게 죽이고 싶다고 하셨대요. 싸이코패스는 싸이코패스에게 죽임을 당해야 하지 않냐며. 용두사미로 끝나는 작품도 많은데 '보이스'는 와" 하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희대의 악역 캐릭터로 그려진 김재욱과의 최종화 촬영을 떠올리면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고 집중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살려주세요' '지옥에서 보자' 같은 대사는 애드리브로 살렸단다.
▲"장혁은 내 롤모델"
백성현은 '현장에서 예쁨 많이 받았겠다'는 물음에 "장혁 형에게 반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제 스스로가 '혁바라기'이고 '보이스'에서의 관계처럼 현장에서도 사적으로도 존경하는 형님"이라고 말했다.
김홍선 감독에 이어 장혁에게도 사인을 부탁했단다. '배우가 뭘 이런 걸 받냐'는 핀잔에도 백성현은 끝까지 받아냈다.
"(장)혁 형님이 종방연에서 '잘 했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너무 뿌듯했어요. '앞으로 이렇게 고민하고 더 열심히 하는 노력하는 배우가 되라'고도 해주셨고요. 재계약 해서 형님이랑 더 오래 봐야 하는데, 언제든 찾아오라고 해주셨어요. 백성현에게 장혁이란 멘토이자 롤모델이죠."
[사진 = 싸이더스HQ, OCN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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