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자랑방손님'은 제2의 '안녕하세요'가 될 수 있을까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개그맨 박명수와 슈퍼주니어 김희철의 호흡, 자연스러운 웃음, 지속 가능한 포맷 등 많은 장점을 갖춘 파일럿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자랑방손님'은 파일럿을 넘어 정규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까?

KBS 2TV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자랑방손님'이 16일 밤 첫 방송됐다. 박명수, 김희철이 MC를 맡은 프로그램은 보이는 라디오 콘셉트의 아날로그 감성 토크쇼다. '자랑방손님'의 녹화는 앞서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각종 자랑할 거리를 가진 게스트가 출연해 박명수, 김희철과 이야기를 나누고 네티즌들은 이들의 이야기에 실시간으로 반응을 보였다. 첫 회의 자랑주제는 '실패담'이었다.

'웃음 스트라이커'의 만남인 박명수와 김희철의 조합이 우선 오프닝부터 웃음을 만들어냈다. "나와 함께 MC를 한다는 말을 듣고 어떤 기분이 들었냐?"라는 박명수의 질문에, 김희철은 "바로 하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프로그램이 망하면 누가 봐도 박명수 탓이라고 말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공격을 날렸다.

이에 박명수는 "나랑 생각이 같다. 그동안 나도 프로그램이 안 되면 상대 탓이라고 말을 했다. 나는 메인을 할 그릇이 안 된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이 말에 김희철은 "나도 옆에서 진행을 해주면 떠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이번 기회에 진행력이 늘 것 같다"고 반응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오랜 DJ을 가진 인물들답게 게스트의 중간 중간 어머니의 병수발을 들고 있는 아들의 사연, 성형수술을 받은 아버지에 대한 자녀의 고민 등 시청자의 사연을 능숙하게 소개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게스트도 주목을 받을 만한 인물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첫 번째 게스트는 떠오르는 17세 모델 한현민이었다.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88cm의 큰 키와 뛰어난 비율로 패션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공부를 못하는 게 자랑이다"라는 엉뚱한 실패담 고백으로 입을 연 그는 혼혈 모델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어른에게 사기를 당한 경험 등 어려운 시간과 노력을 털어놨다. 이런 한현민의 이야기를 경청하던 박명수는 "한국을 넘어 외국을 무대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영어 공부를 해야한다"고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두 번째로는 'MC계의 전설' 방송인 송해가 등장했다. "송해도 실패의 경험이 있냐?"란 질문에, 송해는 "물론 나도 실패의 기억이 있다. 난 허송세월을 보내다 50대에 떴다. 난 대기만성형 스타"며 말문을 열었다.

송해는 "젊을 때는 배삼룡, 서영춘 등 유명한 선배들이 있어서 무명인 나는 보이지도 않았다. 뜨려고 많이 애를 썼다. 그러다 50대에 한 젊은 연출가가 '야전무대를 해보자'는 제안을 하더라. 그게 '전국노래자랑'이었다"고 말했다. 또 방송에서는 '전국노래자랑'의 레전드 출연자인 벌집사나이와 송해의 전화연결 등 뭉클한 순간도 연출됐다.

마지막 게스트로는 트로트 가수 마아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내가 16년 간 트로트 외길을 걸어왔다. 중학교 2학년 때 가요제에 나간 적이 있다. 그 때 한 어른이 날 안아줬는데 그 순간 내 길은 이것이다고 결정을 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또 "SBS '런닝맨'에 나갔을 때 유재석과 하하가 날 예능원석이라고 칭찬을 해줬다. 그런데 아무도 가공을 해주지 않아서 화석이 되어가고 있다. 오늘 다행히 '자랑방손님'에서 불러줬다"며 예능감과 가창력을 뽐내는 시간을 가졌다.

이처럼 '자랑'이라는 키워드 외에는 어떠한 제한도 없기에 앞으로 폭넓은 게스트를 섭외할 수 있다는 점도 '자랑방손님'의 장점이었다.

KBS의 대표적 장수예능으로 자리를 잡은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가 고민을 얘기한다면, '자랑방손님'은 반대로 출연자가 자랑을 펼쳐놓는 프로그램이었다. 첫 회부터 매끄러운 진행을 선보인 '자랑방손님'이 정규편성을 넘어 주목받는 예능프로그램으로 부상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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