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기분이 참…. 그렇네요.”
갑작스러운 비보에 울산 모비스 관계자 역시 쉽사리 말문을 열지 못했다. 한때 KBL을 호령했던 외국선수 크리스 윌리엄스(37)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해외언론들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지난 16일 혈액이 응고돼 생긴 혈전으로 심장에 이상이 생겨 사망했다.
KBL 팬들에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윌리엄스는 뛰어난 테크닉에 경기운영능력을 두루 갖춰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외국선수였다. 2005-2006시즌 모비스를 정규리그 1위로 이끌며 외국선수 MVP에 선정됐고, 2006-2007시즌에는 양동근과 함께 모비스의 통합우승을 주도했다.
윌리엄스는 ‘만수’라 불리는 유재학 감독도 한눈에 사로잡은 기술자였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2005년 윌리엄스의 기량을 체크하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건너갔고, 망설임 없이 윌리엄스 영입을 결정했다.
“원래 2경기 보고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첫 경기만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고 동료들을 살려주는 게 인상적이었다. 외국선수는 대부분 독불장군 같은 농구를 하는데, 윌리엄스는 달랐다. 트랩 때 뒷선에서 로테이션 소화하는 것을 보고 ‘머리가 좋은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2006년 유재학 감독이 윌리엄스를 두고 남긴 말이었다.
외국선수 제도가 드래프트로 바뀌어 2007년 한국을 떠났던 윌리엄스는 자유계약제도가 한시적으로 도입된 2011-2012시즌 고양 오리온스에서 뛰었다. 비록 오리온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윌리엄스와 한 시즌을 함께 하며 ‘부활’의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윌리엄스는 당시 외국선수 최초로 어시스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윌리엄스의 KBL 통산 기록은 평균 24.1득점 9.4리바운드 6.3어시스트 2.4스틸 1.2블록. 트리플 더블 8회는 이 부문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를 당해 대수술을 받은 바 있다. 교통사고와 사망의 연관성에 대해선 보도되지 않았지만, 최근까지 SNS를 통해 근황을 전했기에 지인들의 충격이 클 터.
윌리엄스가 모비스에서 뛸 당시 통역이었던 이도현 모비스 사무국장도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주말까지도 통화를 했는데…”라며 운을 뗀 이도현 사무국장은 “윌리엄스는 국내선수들과도 잘 어울린 외국선수였다. 국내선수들에게 밥도 자주 사줬다. 오리온스에 있을 땐 우리 가족들과 함께 식사도 했다. 외국에 출장가면 만났던 친구”라고 전했다.
윌리엄스에게도 모비스는 특별한 팀이었을 터. 윌리엄스가 2006-2007시즌 통합우승 후 양동근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을 미뤘던 건 유명한 일화다. 유재학 감독이 사상 첫 정규리그 500승을 달성했을 땐 “세계 최고의 감독 중 1명이다. 함께 농구한 감독님들 중 최고였다”라며 축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모비스는 영광의 시대를 함께 했던 옛 동료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비스 선수단은 오는 19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리는 원주 동부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서 유니폼에 검은띠를 착용하며, 윌리엄스 추모 영상도 띄울 예정이다.
[크리스 윌리엄스(상), 2006-2007시즌 챔프전 당시 모비스(하). 사진 = KBL 제공, 모비스 농구단]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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