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할지 고민 중입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이용찬의 컴백시기와 활용법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이용찬은 지난해 11월15일 우측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토미 존 서저리가 아닌, 간단한 수술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교체됐다.
예상대로 빠른 속도로 재활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주 시범경기 광주 원정에서도 "용찬이의 재활 페이스가 빠르다"라고 했다. 급기야 21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26일(잠실 LG전)에 등판시키겠다"라고 했다.
KBO리그는 31일에 개막한다. 지금 행보로는 이용찬의 개막전 엔트리 등록도 가능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용찬의 개막전 엔트리 등록 및 등판을 장담하지 않았다. 그는 "26일 등판도 시키고, 이후 라이브피칭까지 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팔꿈치는 투수에게 민감한 부위다. 섣불리 실전 복귀를 하다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최근 뼛조각 제거수술에 대한 부작용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감독으로선 만약의 사태까지 계산하는 게 당연하다.
두산 불펜은 올 시즌 양적, 질적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2015년 김 감독 부임 후 항상 시즌초반 불펜은 어지러웠다. 뜻밖의 부상자들이 나왔고, 불가피하게 세부 보직을 바꿨다. 안정감이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팀 전체에 악영향을 미쳤다.
올 시즌은 다르다. 마무리를 맡을 베테랑 이현승에 또 다른 베테랑 김성배, 우완 조승수 등의 페이스가 좋다. 돌아온 베테랑 김승회, 군 복무 후 오랜만에 풀타임을 보낼 홍상삼도 있다. 김 감독이 주목하는 우완 이동원, 신인 김명신과 박치국도 1군에서 구원으로 활용 가능하다.
다양한 조합으로 필승계투조를 꾸릴 수 있는 환경이다. 이용찬을 급하게 1군에서 쓸 이유는 전혀 없다. 어차피 정규시즌은 마라톤이다. 김 감독도 "다들 준비를 잘 한 것 같다. 작년에 비해 세팅이 된 느낌"이라고 했다.
하지만, 불펜에 이용찬만한 확실한 카드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베테랑 셋업맨 정재훈의 올 시즌 복귀는 불투명하다. 물론 확실한 선발진이 있다. 함덕주가 5선발로 연착륙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나 선발진이 지난해만큼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또 다시 보여준다는 보장도 없는 게 사실이다. 불펜이 좀 더 안정적으로 선발진을 보좌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용찬은 작년 시즌 막판 군 복무를 마치고 컴백, 마무리로 자리매김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서 이현승과 더블마무리로 사용했지만, 무게감이나 투구 스타일로는 이용찬이 마무리로 좀 더 적합하다.
빠른 공과 도망가지 않는 배짱, 풍부한 마무리 경험이 있다. 이용찬이 초반부터 마무리로 자리매김하면 두산은 예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수 있다. 설령 메인 셋업맨으로 시작하더라도 이현승을 마무리로 쓸 수 있다. 지난해 정재훈-이현승 조합처럼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김 감독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일단 이용찬의 26일 시범경기 최종전과 시범경기 이후 라이브피칭 내용이 중요하다.
[김태형 감독과 이용찬(위), 이용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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