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공약은 미디어데이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별책부록’이다. 선수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어 팬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전달해준다.
2017시즌 미디어데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2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7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 10개팀 감독과 주장, 주축선수가 참가해 올 시즌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
각 팀 선수들은 팬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는 것은 물론, 소속팀 감독에게 우승 시 선물을 요구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백미는 역시 우승 시 공약이었다. 손시헌(NC)이 팬들의 사랑에 ‘현실적인 선물’을 약속하며 공약이 시작됐다. “팬들에게 개막전 티켓을 쏘겠다”라는 게 손시헌의 공약이었다.
지난 시즌 내건 공약을 유지한 선수들도 있었다. 서건창(넥센)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작년에 말한 것만큼 신선한 게 없다. 나는 고척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그날까지 노력하겠다. 번지점프대 설치는 구단에서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류제국(LG) 역시 작년과 같았다. “그 분이 적토마를 타고 달렸으면 한다.” ‘그 분’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적토마’ 이병규를 의미했다. 류제국은 지난 시즌 “우승하면 (이)병규 형이 외야에서 적토마를 타고 달리도록 할 것”이라 말한 바 있다.
주장이 공약을 얘기한 가운데 KIA 타이거즈는 김주찬 대신 양현종이 마이크를 잡았다.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는 눈치였다. 양현종은 “우승하게 되면, 11번째 우승이다. 선수 11명이 축승회 때 걸그룹 댄스가 어떤 것인지 보여드리겠다. 우승하는 시기에 가장 인기 있는 곡에 맞춰 춤을 추겠다”라고 말했다.
이대호(롯데)는 추상적이지만,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공약을 내걸었다. “우승하면, 그날은 부산 전체가 눈물바다가 될 것 같다. 공약 같은 건 필요 없다. 야구장에 온 분들과 얼싸안고 울고 싶다. 밤새도록 얘기를 나누겠다.” 이대호의 말이다. 롯데는 신생팀 NC, kt를 제외하면 가장 오랫동안 우승을 못하고 있는 팀이다.
이용규(한화), 김재호(두산)도 팬들과 함께 즐기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용규는 “팬들과 함께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올해 응원가가 새로 나와 최근 팬들과 함께 녹음을 했다. 마운드에 올라가 팬들과 함께 그 응원가를 부르겠다”라고 전했다.
고민 끝에 가장 늦게 마이크를 잡은 김재호는 “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함께 1시간 동안 클럽처럼 열정적으로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 날씨가 추우니까 1시간 이상은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상수(삼성)는 ‘깜짝 발언’을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시는 이승엽 선배님을 데리고 번지점프를 하겠다”라는 것. 여기에는 숨은 의미가 있었다. 김상수는 이어 “그동안 높은 곳에 계셨으니 이제 내려오라는 의미”라며 웃었다.
창단 후 줄곧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t 위즈 주장 박경수는 현실적인 목표를 내걸었다. 우승이 아닌 포스트시즌 진출 시 공약 지키겠다는 것. 박경수는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된다면, 팬 100명을 초청해 저녁 만찬을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정권(SK)은 “동료들과 상의를 못했다. 이런 스케줄 있는지 몰랐는데, 그냥 내가 임의대로 정하겠다. 우승하면 겨울바다에 단체입수를 하고, 사진촬영도 하겠다. 겨울에 동남아에 있는 바다로 가서 하겠다”라고 말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김상수.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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