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생존 위협에 내몰린 ‘맹수의 왕’은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살길 찾기에 나섰다. 왕조 재건을 꿈꾸는 삼성 라이온즈의 이야기다.
분주하게 움직였으나 결국 ‘차’(車) ‘포’(包)가 빠진 상태에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설상가상 말을 움직이는 사령탑마저 바뀌었다. 1년 전, 급격한 변화를 겪을 때만해도 더 강한 폭풍은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팀에는 다시 한 번 폭풍우가 몰아쳤다.
기존 투타 핵심 자원을 잃은 삼성은 새로운 얼굴들로 2017시즌을 시작한다. 차우찬, 최형우가 FA를 통해 LG와 KIA로 이적했고, 우규민과 이원석이 역시 FA로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누구 하나 +전력을 만들지 못한 외국인 자원은 전원 교체됐다. 삼성은 대폭 수정된 라인업을 새 시즌에 가동한다.
▲ 김한수 감독의 ‘무한경쟁’, 예외는 없다
류중일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삼성 제 14대 감독으로 선임된 김한수 감독은 일찌감치 ‘무한경쟁’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팀 운영 방안을 소개했다. 성역 없는 경쟁을 강조한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서부터 파격적인 선수기용을 선보이며 자신의 말을 실천에 옮겼다.
김 감독은 이제 프로 1년차인 최지광과 장지훈을 비롯해 여러 새로운 얼굴들을 오키나와 연습경기와 국내 시범경기서 기용했다. 군 전역자원 이수민, 김헌곤 등은 오랜만에 팀으로 돌아와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성역 없는 경쟁은 기존 자원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진다. 지난해까지 내야수로 출전했던 구자욱은 원래 포지션인 외야수로 자리를 옮겨 선발 우익수 굳히기에 나선다. 자연스럽게 박한이, 배영섭 등 베테랑 자원들은 경쟁 체재에 들어간다.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려 하는 이승엽 또한 1루 자리를 놓고 외국인타자 다린 러프와 경쟁한다. 두 선수는 상황에 따라 지명타자와 1루수 자리를 맞바꿀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최충연, 정인욱 등이 대체 선발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 또다시 새얼굴, 변화된 외국인 자원의 활약도는?
지난해 창단 이래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외국인 자원 영입의 실패.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했지만 4명의 투수가 거둔 승수는 6승에 불과했다. 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성적부진과 부상으로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삼성은 야심차게 외국인선수 3명을 전부 새로운 얼굴로 바꿨다. 먼저 앤서니 레나도와 재크 페트릭이라는 선발 원투 펀치를 조기에 영입, 팀 1,2선발을 맡겼다. 레나도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하는 것이 변수지만 시범경기 무실점 호투를 펼친 것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 했을 때 활약도는 꽤 기대해볼만하다.
페트릭은 ‘저가’ 외국인선수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기 위해 고군분투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서 이미 한 차례 아시아야구를 경험한 그가 한국무대에서는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김한수 감독은 가래톳 부상으로 빠진 레나도를 대신해 페트릭을 개막전 선발로 내세웠다.
타자 러프는 최형우 공백을 메우기 위해 4번타자로 출전한다. 시범경기서 홈런포를 포함해 장타능력을 선보였지만 아직까지는 물음표 전력인 것이 사실이다. 빅 리그서 100개 가까이 아치를 그린 그가 과연 국내무대서도 장타력을 뽐낼지 궁금하다.
삼성은 ‘경쟁’과 ‘변화’라는 키워드로 올 시즌을 시작한다. 철옹성 같은 전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자군단은 이제 털갈이에 나섰다. 과연 이번 변화가 부진했던 지난 시즌을 털어버리고 전력상승을 가져다줄지 아니면 단순히 변화 그 자체만으로 끝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푸른 사자들의 ‘라이언 군단 구하기’가 이제 그 막을 올리려 하고 있다.
[김한수 삼성 감독(첫 번째), 구자욱(두 번째), 앤서니 레나도와 재크 페트릭(세 번째 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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