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절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사)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30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2층 샤모니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과 이호준(NC) 선수협 회장이 참석해 일각에서 제기된 ‘메리트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이른바 메리트 논란이 불거진 건 지난 28일 한 매체의 기사를 통해서였다. 기사의 골자는 선수협이 미디어데이가 열렸던 27일 이사회를 통해 메리트 제도의 부활을 요구했고 팬 사인회 등 구단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는 것. 1980년대부터 공공연히 이뤄져 왔던 메리트 제도는 지난해 구단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 폐지됐다.
이호준 선수협 회장은 “메리트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프로야구 선수가 어떻게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실 어느 쪽에서 그 논란이 나왔는지도 궁금하다. 그런 발언 자체가 프로야구를 위험하게 만들고, 개막을 하루 앞둔 지금 선수들의 힘을 뺄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팬 사인회 보이콧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오히려 구단 측을 향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이 회장은 “이사회에서 선수들의 서운한 점이 많이 나왔다. 예전에는 구단과 선수 간의 정이 있었다. 일례로 전지훈련을 떠나면 구단에서 선수들에게 주는 보너스 형태의 금액이 있다. 귀국할 때 가족들을 위한 선물 하나 구매하라는 의미의 돈이다. 그러나 올해 전지훈련부터는 단장 회의에서 일괄적으로 금액을 정해 선수들에게 통보했다. 선수들이 굉장히 서운해 했다. 물론 안 받아도 되지만 10개 구단이 이렇게 회의를 거쳐서 금액을 정해 통보하는 것은 정말 정 없는 행태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 때문에 선수의 권익을 우리가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선수와 구단 간의 관계가 정에서 점점 비즈니스로 변하고 있다. 솔직히 나는 20년 넘게 메리트를 받으면서 야구를 했다. 그러나 몇 십년간 해왔던 부분이 회의 하나로 폐지됐을 때 힘들기도 했다. 그 문제를 구단과 어떻게 할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약간의 서운함이 있어도 아무 문제없이 넘어갔다”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에 따르면 구단은 선수의 몸이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에도 일방적인 통보를 통해 팬을 위한 행사에 참여하라고 강요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구단에 대한 섭섭함이 커져 권익을 찾기 위한 구단과의 협상 필요성을 느꼈다. 우리도 사실 건의를 하는 입장이다. 처우 개선을 위한 진행 상황에서 이런 기사가 나와 안타깝기만 하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호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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