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 마이클 보우덴이 잠시 쉬어간다.
보우덴은 2일 잠실 한화전 선발 등판 예정이었다. 그러나 1일 캐치볼 직후 어깨 근육통을 호소, 선발 등판을 포기했다. 그리고 2~3일 두 차례의 MRI 검진을 받았다. 의학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두산 관계자는 "본인은 아직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즌 초반이라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10일 정도 보강운동을 통해 완벽한 몸 상태를 준비하기 위해 1군에서 말소한다"라고 덧붙였다.
보우덴은 최소 열흘간 충실히 몸을 만들고 1군에 돌아온다. 설령 열흘이 넘어가도 큰 문제는 없다. 시즌 초반이기도 하지만, 두산 내부적으로 플랜B가 갖춰졌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 고원준, 이현호가 있고, 이용찬의 콜업으로 말소된 안규영도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고원준은 2일 잠실 한화전서 4⅓이닝 5피안타 4탈삼진 4볼넷 2실점했다. 아주 빼어나지는 않았지만, 나쁘지도 않았다. 중요한 건 그가 시범경기에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미야자키 연습경기 때부터 1군엔트리 경쟁에서 한 발 제외된 투수였다.
그럼에도 갑작스럽게 1군에 콜업 되자마자 괜찮은 투구를 했다. 그만큼 2군에서 철저히 준비를 했다는 뜻이다. 김태형 감독은 "시범경기서 던지지 않았을 뿐이지 계속 2군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코치들에게 계속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팔 상태도 좋아졌다고 하더라"고 했다.
그만큼 두산의 1~2군 운용시스템이 효과적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선수층이 두꺼운 게 고원준의 선발등판을 통해 입증됐다. 이미 확실한 4선발이 갖춰졌다. 함덕주라는 5선발도 확보했다. 그럼에도 물 밑에서 플랜B를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두산이 보우덴 케이스처럼 갑작스러운 악재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건 의미가 있다. 장기레이스에선 언제 어떤 식으로 악재가 찾아올지 알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두산은 유리한 측면이 있다. 선발진 뿐 아니라 각 파트별로 대체자가 완벽에 가깝게 준비됐다. 보우덴을 최소 열흘간 1군에서 빼기로 한 것도 보우덴에 대한 철저한 관리 차원과 함께, 플랜B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현재 두산 2군에는 올 시즌 보강한 조웅천, 이강철 투수코치가 있다.
다음 보우덴 등판차례에 고원준이 나설 수도 있고, 또 다른 깜짝 선발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두산으로선 플랜B를 1군 실전을 통해 점검하면서, 미래까지 도모할 수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보우덴 공백으로 1~2경기 잃어도 큰 부담은 아니다.
심지어 두산은 보우덴이 1~2차례 등판하지 못해도 경기를 잡을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다. 당장 2일 경기서 불펜을 총동원, 결국 연장 12회 접전 끝 승리했다. 올 시즌 두산 불펜 물량은 좋아졌다. 어떻게든 버틸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보우덴도 부담을 갖지 않고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다.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
[보우덴(위), 고원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