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최창환 기자] 극적인 컴백이었다.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한화 이글스 투수 배영수가 복귀전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배영수는 지난 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한화는 김원석과 강경학의 2타점 적시타, 하주석의 솔로홈런을 묶어 6-0 완승을 따냈다.
배영수가 승리투수가 된 것은 지난 2015년 8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6이닝 9피안타 2볼넷 1실점) 이후 604일만이었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604일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배영수에게 이날 경기는 549일만의 1군 등판이었다. 2015시즌 종료 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을 받은 배영수는 당시만 해도 재활에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회복이 예상보다 더뎠고, 2016시즌은 통째로 자리를 비워야 했다.
복귀를 위한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16시즌 종료 직후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당시 36세 베테랑이었던 배영수로선 자존심 상할 수도 있는 일정이었다.
실제 배영수는 교육리그 참가를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교육리그에 갈 때만 해도 ‘내가 왜 가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었다”라고 운을 뗀 배영수는 “사실 (교육리그)첫 날에는 창피했는데, 3~4일 정도 지나고 나니 나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더라. 그동안 야구를 너무 편하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정도 있다 보니 야구의 새로운 면도 볼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배영수는 김성근 한화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나에게 숙제를 주셨던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교육리그에 갈 때도 ‘야구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해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배영수의 말이다.
배영수는 이어 “4일 NC전도 2회초에 너무 완벽하게 던져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 흔들렸고, 감독님도 곧바로 ‘힘빼고 던져라’라는 조언을 해주셨다”라고 덧붙였다.
배영수는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서 총 93개의 공을 던졌다. 직구가 42개로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32개)와 체인지업(19)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슬라이더를 비롯해 상대타자의 몸 쪽에 예리하게 형성된 승부수가 이날의 백미였다.
배영수는 “슬라이더를 힘으로 던지는 게 아닌, 정확한 위치에 던져야 한다는 것도 교육리그에서 배웠다. 과감한 승부를 주문한 (차)일목이 형의 리드도 좋았다. 일목이 형이 상대에 대한 분석을 나보다 더 많이 하신 것 같다”라며 웃었다.
한때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리는 등 배영수는 삼성 라이온즈의 상징과도 같은 투수였다. 배영수는 현역 최다인 129승(109패)를 기록 중인데, 이 가운데 삼성 유니폼을 입고 따낸 게 124승이다.
하지만 냉정히 말해 한화로 이적한 후에는 전성기 모습을 못 보여줬던 게 사실이다. 2015시즌에는 4승 1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7.04에 그쳤다. 서두에 언급했듯, 2016시즌은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다.
그래서였을까. 60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된 직후 배영수가 남긴 말 가운데에는 ‘야구를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해라’라는 김성근 감독의 조언만큼 깊은 여운을 남긴 한마디도 있었다.
“두 딸(6살, 5살)은 아빠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모른다. 아빠가 야구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배영수의 말이다. 배영수는 이어 “다음에 오늘 같은 모습을 또 보여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며 웃었다.
[배영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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