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징크스는 믿지 않는다."
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KIA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수염을 자르고 나타났다. 턱과 코 주변에 길게 뻗은 수염은 힐만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는 일전에 "10연승을 하면 반만 자르고 20연승을 하면 염색을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갑작스럽게 수염을 자르고 나타나니 놀라웠다. SK는 시즌 초반 좋지 않다.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침묵하면서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4일 광주 KIA전서도 KIA 에이스 양현종에게 눌려 무기력했다. 개막 4연패.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를 면도에 투영시킨 것일까.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는 듯하다. 힐만 감독은 "나는 징크스나 미신은 믿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연승을 하면 염색을 하겠다. 2주에서 4주 정도 지나면 다시 수염은 길게 자란다"라고 웃었다.
힐만 감독이 공개한 면도의 자초지종은 이렇다. 그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거울을 보니 수염이 길게 뻗어있더라.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면도를 하게 됐다. 큰 의미는 없다"라면서 "75세가 아니라 45세로 보이지 않나?"라며 여유를 보였다. 징크스가 있어서 수염을 자른 건 아니었다. 그러나 개막 4연패에 대한 위기의식은 어느 정도 있는 듯하다.
힐만 감독은 "미국에도 징크스를 믿는 사람이 있다"라면서도 "나는 하던 일을 무조건 순서대로 하거나 똑같은 음식을 먹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수염이 징크스가 될 여지는 남겨뒀다. 그는 "혹시 내일부터 10연승을 한다면 (징크스와)관련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4연패를 당했지만, 힐만 감독은 긍정적이다. 면도 여부에 관계없이 시즌을 멀리 내다본다. 그는 "에이스 켈리의 등판일을 규칙적으로 지켜주겠다"라며 6일 선발로 5선발 김주한 대신 켈리를 내세우겠다고 했다. 이어 "켈리를 정상적으로 내일 등판시키면 김주한이 7일(인천 NC전)에 선발 등판한다. 그러면 다른 선발투수들이 하루씩 더 쉴 수 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선발투수들의 팔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힐만 감독의 수염과 면도 여부를 지켜보는 건 SK 야구의 관전포인트다. 그는 스스로 징크스를 믿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시즌 도중 수염을 자주 짧게 자르거나 반대로 계속 면도를 하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어떠한 심경변화가 투영됐을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을 듯하다.
[수염을 자른 힐만 감독. 사진 = 광주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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