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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이른바 ‘강정호룰’이 류현진(LA 다저스)을 도왔다.
류현진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4⅔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2실점 투구를 했다.
이날 류현진은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 등판 이후 275일 만에 다시 선발 마운드에 섰다. 5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복귀전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여 앞으로의 호투를 기대케 했다.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서 단 2실점으로 버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내내 안정감을 보였지만 위기도 분명 있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버틴 류현진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더스틴 가노에게 좌월 솔로포를 허용해 실점이 늘어났다. 이후 9번타자이자 투수인 카일 프리랜드에게 우전안타, 1번타자 찰리 블랙몬에게 볼넷까지 허용해 크게 흔들렸다.
무사 1,2루의 위기. 자칫 대량실점이 나올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침착하게 후속타자 D.J. 르메이휴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5-4-3 병살타가 유력한 상황. 그러나 1루주자 블랙몬이 2루 진루 상황에서 2루수 로간 포사이드의 1루 송구를 방해했다. 자연스러운 슬라이딩인 척 연기했지만 오른손으로 포사이드의 발을 건드리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심판에게 즉각 항의했고, 비디오판독까지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신설된 이른바 ‘강정호룰’을 적용하기 위해서였다.
메이저리그는 2016년부터 주자 진루와 관련해 새로운 룰을 도입했다. 주자는 진루 시 슬라이딩 과정에서 야수를 의도적으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이를 지키지 않을 시에는 수비방해 판정을 받아 주자는 자동적으로 아웃된다.
이 룰은 2015년 9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시카고 컵스의 맞대결서 나온 끔찍한 부상 때문에 신설됐다. 당시 컵스의 1루 주자 크리스 코글란은 거친 태클로 피츠버그 유격수 강정호의 1루 송구를 방해했다. 강정호는 거친 태클로 인해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심각한 부상을 안고 시즌아웃됐다. 이후 LA 다저스와 뉴욕 메츠의 디비전시리즈서 체이스 어틀리의 수비 방해가 나오면서 룰 적용은 급물살을 탔다.
로버츠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심판진은 즉각 비디오판독에 들어갔고, ‘강정호룰’을 적용했다. 블랙몬은 아웃 판정을 받았고, 3루로 진루했던 2루 주자 프리랜드는 2루로 다시 귀루했다. 무사 1,2루 위기는 순시간에 2사 2루 상황으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결정적 비디오판독 하나 덕분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류현진(상), 강정호(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및 AFPBBNEWS]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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