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잡초 같은 츠쿠시와 닮았죠”
걸그룹 미쓰에이 민이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그의 첫 무대에는 일본 순정만화 ‘꽃보다 남자’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꽃보다 남자 The Musical’.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 ‘F4’ 열풍을 불러일으킨 작품인 만큼 관심도 높았다.
극중 밝고 긍정적인 잡초걸 여주인공 츠쿠시 역을 맡은 민은 현재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상태. “처음 연습할 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환경도 낯설고 아무도 모르다 보니 그런 상황에 놓여진지가 오래돼 적응이 힘들었다”면서도 “이제 다 너무 친해지고 무대도 많이 서봐서 적응이 조금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연습을 시작했어요. 원래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고 언젠가 해보고 싶다는 말을 항상 했죠. 그러다 지인 분이 ‘꽃보다 남자’ 오디션이 시작됐다고 알려주셨고 소속사에 연락해 ‘하고싶다’고 해서 오디션 미팅 후 합류하게 됐죠. 그 전에는 뮤지컬을 계속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연락하거나 그러진 않았는데 ‘꽃보다 남자’에는 꼭 출연하고 싶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했어요.”
항상 뮤지컬 무대를 꿈꿔 왔지만 섣불리 도전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뮤지컬 ‘꽃보다 남자’는 놓치기 싫은 작품이었다. “이 시점에 해야겠다는 것보다 ‘꽃보다 남자’를 뮤지컬로 한다는 게 새로웠다”며 “초연이고 드라마도 너무 재밌게 봤다. 많이 사랑을 받은 작품이고 나 또한 팬 중에 한명이라 되게 욕심이 나고 하고 싶더라”고 고백했다.
“츠쿠시와 비슷한 점이 좀 많다고 생각했어요. 츠쿠시는 당당하고 눈치 없고 잡초거든요. 츠쿠시랑 저랑 비슷한 면이 있다면 저도 오랜 시간 연습을 해왔고 포기하지 않고 굴하지 않고 그래도 당당하게 열심히 해왔다는 거예요. 눈치 없는 거요? 친구들이 ‘넌 왜 이렇게 눈치가 없냐’고 많이 얘기해요. 제가 눈치 없이 말을 막 내뱉는 게 있어요. 전 몰랐는데 그게 사람 민망하게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센스가 없나봐요. 요즘 많이 고치고 있어요.”
민은 츠쿠시의 눈치 없는 면 이외에도 당당함이 자신과 닮았다고 강조했다. “부자들만 다니는 학교에서 혼자 서민인데 그래도 혼자 당당하게 학교를 다니는 그런 모습을 보면 나도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며 “연습생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그냥 어딜 가든 기죽지 않는 것이 닮았다”고 설명했다.
“츠쿠시를 연기하며 중학교 때를 많이 떠올렸어요. 그 때의 풋풋한 감정이 많이 생각났죠. ‘내 첫 뽀뽀는 어땠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그 때 그 마음을 끄집어 내려고 했어요. 지금도 전 워낙 풋풋한 사랑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되게 꿈도 많이 꾸고 망상을 많이 해요. 사실 츠쿠시의 그런 때 타지 않은 순수함이 제일 표현하기 어려웠는데 그래서 더 바보같고 그래서 더 멋있어 보이고 그래서 더 당찼던 것 같아요.”
사실 첫 뮤지컬에서 주인공으로 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민이 미쓰에이로 쌓아온 명성과 경력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 그렇다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걱정도 많았고 부담도 많이 됐어요. 처음 도전이기도 하고 잘 알지도 못하니까요. 그런 얘기를 많이 듣긴 했어요. 아이돌이니까 ‘낙하산이다’ 뭐 이런 말도 많고 솔직히 그런 부분이 없진 않고요. 다른 뮤지컬배우들은 학과도 나오고 공부하고 그런 분들도 많은데 전 첫 뮤지컬인데 주인공이다 보니 눈치가 많이 보였다기보다 부담이 많이 됐고 진짜 사명감을 갖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부끄럽지 않게 열심히 해서 다 같이 좋은 극을 만들어 가고 싶었죠.”
부담을 이겨내고 진짜 츠쿠시가 되기 위해 민은 ‘츠쿠시로 빙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멘탈 트레이닝을 좀 했다. ‘기에 눌리지 말고 연습할 때도 집중해서 100%, 120%로 하자’고 다짐했다”고 고백했다.
“제가 멘탈이 센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래서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고 ‘나는 잡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츠쿠시도 잡초걸이잖아요. ‘짓밟혀도 나는 밟히지 않을 거야’ 뭐 이런 아이라서 저도 츠쿠시한테 그런 면을 많이 배웠어요. 저도 ‘내가 츠쿠시야. 나는 잡초야. 절대로 짓밟히지 않을 거야’라고 매일 했어요. 그래서 지금 짓밟히지 않았고,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주위에서도 재밌다면서 진짜 만화책에 나오는 츠쿠시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츠쿠시로 빙의하기 시작하니 이제는 뮤지컬 무대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처음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럴수록 ‘그래. 난 츠쿠시야. 나는 할 수 있어. 잡초야’라고 생각하니 점차 츠쿠시가 되어 가며 가수로서 선 무대가 아닌 뮤지컬배우로서 선 무대에 재미를 느꼈다.
“일단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시간이 얼마 없어요. 길어봤자 4분이고 보통 행사 이런 것도 하면 네 곡 정도 하니까 길어봤자 20분이죠. 콘서트가 아닌 이상 길게 공연하지 못하는데 콘서트도 자주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아쉬운 게 있죠. 하지만 뮤지컬은 3시간이니까 계속 무대에 서서 집중을 해야 되고 관객들이 바로 앞에 있고 생 라이브라 되게 매력 있어요.”
마지막으로 민은 뮤지컬배우로 계속 활동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아이돌 선배이자 가수 출신 뮤지컬배우의 길을 잘 닦아 놓은 옥주현, 바다처럼 되고 싶다고 했다.
“뮤지컬은 계속 하고 싶어요. 첫 뮤지컬에 정말 사랑스러운 극을 하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죠. 앞으로도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열심히 할테니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어요. ‘꽃보다 남자’는 정말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오셔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니 많이 오셔서 즐기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지컬 ‘꽃보다 남자 The Musical’는 오는 5월 7일까지 서울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킹앤아이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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