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다.
개막 이후 8경기서 3승5패다. 팀 타율 0.225로 9위, 팀 평균자책점 4.97로 8위다. 8일 잠실 넥센전서 모처럼 타자들이 힘을 내며 10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투수들이 13실점하며 투타 부조화를 드러냈다.
타선은 9일 잠실 넥센전서 다시 3안타 2득점으로 침묵했다. 마운드 난조는 여전했다. 2회초에만 10점을 내줬다. 결국 넥센과의 주말 홈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시즌 첫 4연패. 투타 사이클이 바닥이라는 걸 확인했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반드시 투타가 동반 침체하는 시기가 찾아온다. 두산은 시즌 개막 직후부터 이런 흐름을 맞이했다. 반면 선두권의 kt, LG, 롯데 등은 두산과 정반대 사이클이라고 봐야 한다.
일각에선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 참가 후유증이 아니냐는 지적도 한다. 김태형 감독도 시범경기부터 비슷한 뉘앙스의 질문을 받았다. 그럴 때마다 김 감독은 주축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WBC에 참가했던 두산 선수들은 8명이다. 이들의 시즌 초반 페이스가 대체로 좋지 않은 건 맞다. 타율을 보면 김재호(0.269), 민병헌(0.265), 허경민(0.227), 오재원(0.179), 양의지(0.118), 박건우(0.115)다. 이들이 친 홈런도 양의지의 1개가 전부다. 김재호와 민병헌이 각각 4타점을 기록한 걸 제외하면, 타점 페이스도 더디다.
그런데 지금 두산 타자들 중에선 타율 0.303 1홈런 5타점의 김재환 정도를 제외하면 다들 페이스가 좋지 않다. WBC에 나가지 않았던 오재일이나 닉 에반스도 썩 좋다고 볼 수 없다. 결정적으로 WBC에 참가한 장원준은 4일 수원 kt전서 6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마무리 이현승도 4경기서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60으로 나쁘지 않다. 1일 잠실 한화전 패전 이후 3경기 연속 안정적이었다.
다른 팀으로 범위를 넓혀보자. WBC에 나갔던 이대호(롯데)는 타율 0.464 3홈런 6타점, 김태균(한화)도 타율 0.357 1홈런 5타점이다. 반면 손아섭(롯데)은 타율 0.233 4타점이다. 대만전 선발투수 양현종(KIA)은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32로 펄펄 날았다. 반면 네덜란드전 선발투수 우규민(삼성)은 2경기 평균자책점 4.05로 고전했다. 대체로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썩 좋지는 않지만, 예외 케이스도 분명히 있다.
시간이 좀 더 흐르고, 표본이 좀 더 쌓여야 한다. 1~2개월이 지나도 두산이 계속 부진할 경우 WBC 후유증을 의심할 수는 있다. 그러나 아직은 섣부르다. 그리고 WBC 후유증이라는 말 자체가 주관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투타 개개인의 사이클, 그것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팀의 투타 사이클은 WBC 출전 여부와는 관계 없이 한 시즌 내내 등락을 거듭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생기는 사이클 변화도 무조건 WBC가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 야구관계자는 "적어도 시즌 초반 두산의 부진을 WBC와 연관 짓는 건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은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 최종전서 웃으면서 선수 개개인의 애버리지가 올라갔다는 평가다. 애버리지는 쉽게 올라가지도 않지만, 쉽게 떨어지지도 않는다. 최저점의 투타 사이클은 반드시 자신의 애버리지만큼 올라가게 돼 있다. 물론 지난 2년간 최고치를 찍었다면 올 시즌 애버리지가 조금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144경기 중 8경기를 치렀다. 현장에서도 두산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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