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사직구장의 열기가 대단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30)이 KBO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애디튼은 지난 9일 사직 LG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1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데뷔 경기서 승리를 챙겼다.
애디튼은 시즌에 앞서 적응 문제로 팀을 떠난 파커 마켈 대체 외국인 선수. 198cm-97kg의 우월한 신체조건을 갖춘 좌완투수로 마이너리그서 통산 65승 63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고, 지난해 후반기부터는 대만 프로야구에서 공을 던졌다. 장점은 정교한 제구 및 풍부한 선발 경험, 단점은 전무한 메이저리그 경험, 시속 140km 초반대에 그치는 평균 구속 등으로 꼽혔다.
그런 의미에서 9일 LG전은 물음표를 어느 정도 느낌표로 전환시킨 한판이었다. 구속은 빠르지 않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며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고, 주무기로 사용한 체인지업의 제구가 정교하게 이뤄졌다. 애디튼의 노련한 완급조절에 LG 타자들은 시속 130km 후반대의 직구에도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11일 인천 SK전에 앞서 만난 애디튼은 데뷔전의 느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애디튼은 “첫 등판이라 여러 감정이 뒤섞였었다. 걱정도 됐고, 긴장도 됐고, 흥분도 됐다. 집중하면서 최선을 다했고 결과가 좋게 나왔다. 승리를 챙겨서 좋다”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그날 투구 만족도에 대해선 “변화구의 제구가 잘 됐다. 특히 체인지업의 감이 좋았다. 다른 변화구들도 많이 던질 수 있어 경기 때마다 감 좋을 것을 택해 구사할 예정”이라며 “LG 타자들이 워낙 타격감이 좋았지만 그날은 내가 구상했던 계획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분명 다른 구단에도 좋은 타자들이 많겠지만 그들보다 내 투구에 집중하려 한다. 항상 자신감 갖고 공격적으로 던지겠다”라고 전했다.
애디튼은 사직구장의 열기에도 큰 감명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시즌이 시작된 지 얼마 안 됐는데 경기장이 꽉 찼다. 마치 플레이오프에서 던지는 느낌과 같았다. 공 하나하나에 응원을 보내주셨다. 열기가 대단했다”라는 게 애디튼의 표현이었다.
가장 도움이 되는 동료를 묻는 질문에는 주저 없이 이명우와 브룩스 레일리를 꼽았다. 애디튼은 “이명우는 항상 웃으면서 나를 즐겁게 해준다. 언제나 밝은 사람인 것 같다”라며 “레일리도 KBO리그 3년 차답게 매일매일 많은 도움을 준다. 구단, 타자, 경기장 등 경기 내적인 것은 물론이고, 부산에 어떤 맛집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같은 좌투수이고 승부욕도 강해 나와 잘 맞다. 너무 많이 물어봐서 레일리가 피곤해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멋쩍게 웃었다.
애디튼은 끝으로 “시즌은 길고 이제 고작 1경기에 나선 것뿐이다. 다행히 선수들 및 관계자분들이 밝게 환영해주신 덕분에 잘 적응하고 있다. 음식도 맛있고 부산이라는 도시도 아름답다. 음식 중에는 삼겹살이 가장 맛있었다”라며 “내 장점은 꾸준함이다. 장점을 살려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포부를 남겼다.
[닉 애디튼.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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