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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소년들의 서바이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케이블채널 엠넷에서 선보인 보이그룹 데뷔 서바이벌 '소년24'는 '프로듀스101' 이후 편성돼 화제 속에 진작 마무리되었으나, 그들의 서바이벌이 여전히 진행 중이란 사실은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한다.
'소년24'의 생존자 27인은 지금도 경쟁 중이다. 방송 후 지금까지 전문 공연장에서 매주 실전 라이브 무대를 갖고 있고, 투표를 거쳐 최종 데뷔팀에 들기 위한 서바이벌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소년24'에서 첫 번째로 결성된 활동팀 '유닛 블랙'이 '프로듀스101'의 남자 버전 '프로듀스101 시즌2' 출범에 맞물려 정식 데뷔했다.
'유닛 블랙'의 활동 기간은 약 3개월 시한부다. 이후 두 번째 활동팀이 선발돼 활동하고, 이후 최종 데뷔팀을 뽑는다는 게 '소년24' 서바이벌의 대략적인 남은 일정이다. 최종 데뷔팀의 결성이 연말쯤으로 예상되는 까닭에 결국 '소년24'의 서바이벌은 무려 1년반 가까이 이어지는 셈이다.
지칠 법도 하지만 마이데일리와 만난 소년24 유닛 블랙의 박도하, 유영두, 정연태, 황인호, 한현욱, 오진석, 김성현, 김용현 등 8인의 멤버들의 눈빛은 또렷했다.
"유닛 블랙에 선발되지 못한 다른 멤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유닛 블랙은 "그만큼 저희가 책임감을 갖고 소년24를 알리는 게 목표"라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이들을 잔인한 경쟁 체제로 몰아넣었으나 함께 무대에 오르는 동안 어느새 가족 같은 끈끈한 정이 생긴 것이다. "활동하고 숙소에 돌아가면 '고생했지?'라고 묻는 다른 멤버들의 말 한 마디에서 가족의 따뜻함을 느낀다"는 고백도 진심이었다.
서바이벌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프로듀스101 시즌2'를 바라보는 '소년24'의 마음도 각별했다.
"'프로듀스101 시즌2'가 저희보다 훨씬 화제가 되는 건 사실이에요. '소년24'에 출연했던 친구들 중 '프로듀스101'에 참가자로 나오는 친구도 있고요. 하지만 같은 서바이벌 참가자로서 '프로듀스101'을 응원해요. 그리고 저희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관계가 되고 싶습니다!"
다음은 소년24 멤버들이 가수의 꿈을 꾸게 된 순간에 대한 고백이다.
▲ 박도하(92.03.27)
"제가 어렸을 때 큰 누나가 H.O.T. 선배님들의 열렬한 팬이었어요. '광팬'인 누나 덕분에 아이돌 음악을 듣고 자랐어요. 그래서 거부감은 없었고, 어렸을 때부터 많이 좋아하면서 들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초등학생 때 동방신기 선배님들의 팬이 됐어요. 그때부터 누군가에게 별이 되는 게 아름답고 멋진 일이란 생각이 들어서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 유영두(92.04.01)
"전 어렸을 때부터 무대 위에 올라가 노래를 하는 게 좋았어요. 수련회도 그래야 다녀온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하. 그래서 그땐 왠지 제가 '스무 살쯤 되면 데뷔해 있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어요. 부모님은 '넌 노래 못해' 하시면서 가수는 안 된다고 하셨지만요.
근데 어느덧 스무 살이 됐지만 제 생각대로 세상은 흘러가지 않았더라고요. 그때 '아, 내가 너무 막연하게 살았구나' 싶었고, 춤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욕심도 생기고 실력도 쌓이면서 빨리 데뷔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그래서 '소년24'에 합류해 유닛 블랙으로 데뷔하는 게 설레고 좋아요. 지금은 부모님도 많이 응원해 주세요. 휴대폰 배경화면도 제 무대 위 사진으로 저장해놓으셨더라고요(웃음)."
▲ 정연태(92.07.06)
"전 원래 막연하게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집에서 TV를 보는데 '나는 가수다'에서 인순이 선배님이 '아버지'를 부르시는 걸 듣고, 갑자기 제가 울고 있더라고요. '대단하다!' 싶으면서, 그때 저도 저렇게 음성만으로도 감동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관객 분들에게 제가 가진 노래의 힘을 전해드리고 싶다는 마음까지 먹게 되었습니다."
▲ 황인호(93.06.21)
"전 어렸을 때부터 끼가 많았어요. 춤추고 노래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고 길거리를 지나다니다가 노래가 나오면 친구들이랑 춤추고 그랬거든요. 부끄러움도 없고 지금처럼 당차게 지냈는데, 어느 날 큰 충격을 받은 거예요. '슈퍼스타K'에 지원해서 제작진 오디션까지 갔는데, 제가 좋아하는 뮤지컬 노래를 부르고 탈락했어요. 그때 '이러면 안 되겠구나. 내가 자만하고 있었고 준비가 안 되어 있었구나' 깨달았어요. 그 이후 스무 살 무렵부터 오디션을 보고 연습생 생활도 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왔습니다."
▲ 한현욱(94.09.26)
"전 다름 멤버들과 다르게 평범한 공대생이었습니다. 노래하는 걸 좋아했지만 특출 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고, 도전하려는 자신감도 없어서 평범하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노래로 감정을 표현하거나, 노래를 듣고 가수의 감정을 전달 받는 것에 매료가 되면서 가수의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휴학을 하고 기획사 오디션을 봤지만, 당연히 실력이 없어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소년24' 지원 시기와 복학 시기가 맞물렸을 때, '마지막이다. 합격이 안 되면 계속 학교에 다녀야겠구나' 싶었습니다. 다행히 '소년24'에 합격해 프로젝트에 들어왔고, 처음에는 잘 따라가지 못했지만 멤버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 오진석(95.01.07)
"전 다양한 일들을 해왔어요. 태권도 선수였다가 댄서 활동도 했고, 언더그라운드 래퍼도 경험해봤어요. YG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도 했고요. 그러다 보니 주변에 연예계 지인이나 친구가 많이 생겨났어요. 특히 스태프로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함께한 적도 있는데, 처음에는 제가 그 사람들을 빛내주던 역할을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어느 날 제가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예요. 그때 이후로 자연스럽게 지금까지 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 김성현(96.03.16)
"전 원래 초등학생 때 공부만 하던 아이였어요. 근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아이돌 음악을 듣게 됐어요. 빅뱅 선배님들, 소녀시대 선배님들 노래를 듣고 공부만 하던 제가 '이게 뭐지?' 하면서 너무 좋고 신세계가 열리는 거예요. 음악이란 자체가 제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감정들을 느끼게 했어요. 그때부터 '나도 한번 해보고 싶구나' 빠져들었어요. '나도 이 분들처럼 해보고 싶다'는 감정을 느꼈고, 우연히 무대에 한번 서보게 되었는데 그 순간 느낌 감정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어요.
부모님이 처음에는 공부는 포기하지 말고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공부까지 놓으니까 이제는 '목숨 걸고 하라'고 하세요. 그래서 지금 목숨 걸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김용현(96.09.13)
"어렸을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하지만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계기는 가수셨던 이모부 때문이에요. 이모부 성함은 故 홍종명이세요. 지금은 좋은 곳에 가셨지만, 활동하실 당시 유명한 노래들을 많이 부르셨거든요. 90년대에 드라마 OST도 부르셨고요. 근데 노래에 비해 이름은 많이 알리시지 못하셨어요. 제가 그 꿈을 꼭 이뤄 드리고 싶었어요. 제가 가수의 꿈을 이루고 성공을 해서 TV든, 어떤 매체든 이모부 성함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 가수의 꿈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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