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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비록 사건일지를 나열할지라도 배우 이선균과 안재홍의 모든 케미는 눈부셨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왕 예종(이선균)과 신입사관 이서(안재홍)가 의기투합해 한양에 떠도는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허윤미 작가가 쓴 동명의 인기 웹툰을 각색했다.
이처럼 두 캐릭터의 콤비 플레이가 관람 포인트인데, 자신만의 뚜렷한 연기색(色)을 지닌 이선균과 안재홍의 조합으로 흥미를 유발한다. 그동안 이선균은 다수의 작품에서 마초남, 안재홍은 순박남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번에도 각자의 매력이 부각되는 역할을 맡았다. 이선균은 총명하고 호기심 넘치는 까칠한 왕, 안재홍은 고스펙자이지만 어리바리한 성격의 캐릭터를 소화했다.
극과 극 두 사람이 만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히려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특유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끌어냈다. 서로의 색깔은 다르지만 현실감 있는 연기를 한다는 점이 맞닿아 있어 가능했다. 평소 애드리브인지 연기인지 분간할 수 없는 천연덕스러운 열연을 자랑하는 이선균과 안재홍. 이런 두 배우가 호흡을 주고받으니 예측불가 재미가 만들어질 수밖에.
브로맨스 홍수 속 색다른 남남 호흡을 기대해도 좋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증의 관계 속 유쾌한 웃음과 훈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선균의 생애 첫 사극 연기는 맛보기 수준이다. 정통사극이 아니기 때문에 현대적 매력의 임금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자세, 말투 등 "욕먹을 각오 했다"고 말할 정도로 다양한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대신들과 있을 때는 사극 톤, 이서와 함께할 땐 현대극 말투로 낮에는 임금, 밤에는 탐정 모드라는 이중생활의 모습을 강조했다. 다만 몰입감을 깨트리는 우려가 있다.
예종과 이서의 수사극은 단조로운 패턴으로 긴장감이 없다. '조선 최초 과학수사'를 소재로 코믹수사활극 장르의 탄생을 알렸지만 이것이 무색하게도 예종의 대사 몇 마디면 사건이 풀려 있다. 예종이 탐정보단 언변의 마술사에 가까워 보인다. 지나치게 친절한 전개가 반복되면서 이선균과 안재홍이 끌어올린 흥미가 탄력을 높이기 어렵다.
"사극이지만 히어로물처럼 만들고 싶었다"는 문현성 감독. 총명한 독설가, 추리력에 결말에 이르러 또 다른 능력을 뽐내는 예종이다. 절제의 미덕을 새삼 생각하게 한다.
오는 26일 개봉, 평가는 관객의 몫이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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