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서히 강력해진다.
두산이 자랑하는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의 시즌 초반 퍼포먼스가 작년만큼 압도적이지는 않다. 심지어 보우덴은 어깨 근육통으로 아직 단 1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두산은 20일 현재 선발 평균자책점이 4.02로 6위다. 보우덴의 대체 선발로 등판했던 고원준이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1.82인 걸 감안하면 큰 의미가 있는 수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원준은 현재 2군에 내려간 상태다. 계속 선발 등판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
두산 선발투수들이 시즌 초반 상대 타선을 확실하게 제압하지는 못했다. 경기 흐름을 장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두산이 시즌초반 5할승률에 미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발진에서 좋은 신호가 감지된다.
일단 보우덴이 15일 창원 NC전을 앞두고 71구의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1일 캐치볼 도중 통증을 느낀 이후 2주만의 정식 피칭이었다. 플랫피칭-불펜피칭을 거치며 이상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 보우덴은 21~23일 SK와의 인천 3연전 중 한 경기를 통해 복귀한다. 보우덴이 돌아오면 외형적으로 판타스틱4는 완벽히 구색이 갖춰진다.
니퍼트가 1승2패 평균자책점 2.70, 유희관이 1승 평균자책점 5.21, 장원준이 2승1패 평균자책점 4.00이다. 이들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평균자책점을 낮추고 승수 페이스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유희관이 첫 2경기서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14일 창원 NC전서 8이닝 8탈삼진 6피안타 2자책으로 깔끔한 투구를 했다. 니퍼트도 19일 잠실 삼성전서 7이닝 무실점으로 올 시즌 가장 좋은 투구를 했다.
이미 수년간 선발로테이션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투수들이다. 스스로 밸런스를 점검 및 수정하고, 포수, 투수코치들과의 소통을 통해 조그마한 어려움을 해결할만한 능력이 있는 투수들이다. 김 감독이 아무런 터치도 하지 않는 이유다. 더구나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와 바깥쪽 코스가 공 반 개~1개 정도 넓어진 것도 이들에겐 이득이다.
설령 판타스틱4가 지난해보다 실적이 조금 떨어져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 지난해 퍼포먼스가 엄청났다. 크게 하락만 하지 않는다면 버틸 수 있는 힘은 있다. 5선발 함덕주와 예비 선발 김명신이 예상 밖으로 괜찮다. 함덕주는 올 시즌 선발 준비를 하면서 패스트볼 구위가 좋아졌고, 구종 다양화에도 성공했다.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좋다. 제구력이 좋고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는 김명신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산은 지난 몇 년간 5선발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가능성이 보인다. 함덕주와 김명신이 번갈아 등판해서 5이닝을 2~3실점 정도만 막아줘도 대성공이다. 2군에 있는 고원준이나 안규영이 선발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얼마든지 있다. 판타스틱4가 조금 주춤하더라도 이들이 조금만 더 팀에 보탬이 되면 팀 전체적으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을 출발하면서 "선수들이 숫자, 기록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상 없이 전 경기를 뛰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야수들에게 한 말이었지만, 판타스틱4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두산은 지난해 엄청난 기록들을 남겼다. 개개인과 팀의 애버리지를 감안하면 올 시즌 그 기록들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기록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걸 우려한다. 선수들이 스트레스 없이 전 경기를 건강하게 소화하면 충분히 지난해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이란 믿음도 확고하다.
지금 두산 판타스틱4는 재정비를 통해 서서히 퍼포먼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희망적인 요소가 많이 보인다.
[니퍼트(위), 유희관과 장원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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