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최주환을 2번타자로 기용한 두산 김태형 감독의 선택이 맞아떨어졌다.
올 시즌 개막 후 두산 2번타자는 대부분 오재원이 맡았다. 그러나 시즌 초반 오재원의 타격 부진은 심각한 상태다. 19일 잠실 삼성전까지 58타수 10안타 타율 0.172 1타점 5득점에 그쳤다. 삼성과의 18~19일 경기서도 8타수 1안타로 좋지 않았다.
김재환, 양의지 등 일부 부진했던 타자들이 개막 4주차를 맞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재일과 박건우가 여전히 잠잠하지만, 하위타선으로 내려간 상태라 타순 연결에 미치는 데미지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오재원은 줄곧 민병헌과 테이블세터를 구축했다. 오재원이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이어가는 닉 에반스에게로 좋은 흐름을 연결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김태형 감독은 3년차 사령탑답지 않게 주축타자들을 끈기 있게 인내하고 있다.
하지만, 20일 잠실 삼성전서는 변화를 줬다. 또 다른 2루수 요원이자 우투좌타 최주환을 2번 2루수로 선발 기용했다. 계속해서 우-좌-우-좌 라인으로 상대 배터리에 압박을 주면서, 시즌 초반 11경기서 타율 0.294로 나쁘지 않았던 최주환을 믿어보는 전략.
통했다. 최주환은 1회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에게 좌중간 2루타를 뽑아낸 뒤 김재환의 중월 2루타 때 선취점을 올렸다. 3회와 6회에는 범타로 물러났으나 2-2 동점이던 8회에는 선두타자로 등장, 3유간 깊숙한 타구를 날린 뒤 1루에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들어가면서 세이프 판정을 받아냈다.
통상적으로 1루에 슬라이딩을 하는 것보다 빨리 달려가는 게 더 유리하다. 그러나 최주환은 팀에 투지를 불어넣었다. 최주환이 출루하자 삼성 장필준이 흔들렸다. 최주환은 곧바로 대주자 류지혁으로 교체됐다.
닉 에반스에겐 볼카운트 1B1S서 작전이 걸렸다. 에반스의 타구가 우측으로 얕게 떴으나 류지혁이 과감히 스타트, 2루를 돌아 3루에 들어갔다. 류지혁은 양의지의 2타점 중전적시타 때 결승득점을 올렸다. 8회 2득점의 시작이 최주환의 헤드퍼스트슬라이딩이었다.
최주환은 수준급 내야수다. 날카로운 타격과 건실한 수비력을 겸비했다. 3루수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두산의 두꺼운 내야전쟁에서 백업으로 뛸 수밖에 없다.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주전이 가능하지만, 두산에서 없어선 안 될 +@ 옵션으로 활약 중이다. 결과적으로 김 감독의 선택이 맞아떨어졌다.
[최주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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