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뿌연 안개와 같지만, LG는 ‘현주엽 카드’를 택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결정이다.
창원 LG는 지난 21일 김진 감독의 후임으로 현주엽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 연봉 미정이다. 현주엽 신임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주엽 신임 감독은 화려한 선수시절을 보냈다. 휘문고 재학시절 대학 진학 기자회견을 갖는 등 일찌감치 대형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현주엽 감독은 기대대로 고려대를 거치며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포워드로 성장했다. 힘과 센스를 두루 겸비해 대표팀 단골손님이기도 했다.
1998-1999시즌 청주 SK(현 서울 SK)에서 데뷔한 현주엽 감독은 광주 골드뱅크-부산 KTF를 거쳐 LG에서 2005-2006시즌부터 4시즌을 뛴 후 현역에서 은퇴했다. 현역 마지막 시즌인 2008-2009시즌에 한솥밥을 먹었던 신인 기승호는 어느덧 LG의 주장이 됐다.
현주엽 감독은 무릎수술 이후 전성기 시절에 비해 운동능력이 줄었지만, 경기운영에도 가담하는 ‘포인트 포워드’로 명성을 떨쳤다. 현역시절 남긴 통산 트리플 더블 7회는 주희정(삼성, 8회)에 이어 국내선수 가운데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또한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다만, 지도자 경험은 전무하다. 2009년 현역 은퇴 후 자취를 감췄던 현주엽 감독은 2014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맡으며 코트로 돌아왔고, 이후 3시즌 동안 활동했다.
김진 감독과 계약만료 후 신임 사령탑 물색에 나선 LG에 대해선 무성한 소문이 떠돌았다. 남녀 프로농구에 걸쳐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는 이들도 다수 LG의 영입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견 차가 있었고, 결국 LG는 안정이 아닌 모험을 택했다. LG 관계자는 현주엽 감독 영입 과정에 대해 “여러 후보를 검토한 것은 사실이다. 현주엽 감독이 지도자 경험이 부족한 것도 잘 알고 있지만, 해설위원을 오랫동안 맡으며 농구에 대한 폭이 넓어졌다. 또한 LG에서 은퇴한 선수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레전드인 만큼, 상징성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이어 “감독이 어디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김진 감독님께 (재계약 불가)통보를 드린 이후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다. 언론이나 팬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실 텐데, 팀의 체질개선을 우선으로 뒀다. 은퇴 후 가장이 된 만큼, 선수로 뛸 때보다 성숙한 농구인이 됐다는 판단도 내렸다. 현 시점에선 최적의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스타 플레이어는 지도자로 성공할 수 없다’는 옛말이 됐다. ‘모비스 왕조’를 구축한 유재학 감독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감독이 된 후에도 선수 시절, 그 이상의 노력과 연구가 수반되어야 지도자로도 롱런할 수 있다.
‘초보’라는 타이틀 속에 지도자로서 첫 걸음을 디딘 현주엽 감독은 ‘무관’ LG의 20년 묵은 한을 풀어줄 수 있을까.
[현주엽 LG 감독(상), 현주엽 LG 선수 시절(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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