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안관'이라고?? 친숙한 단어가 아니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어떤 보안관을 만나게 될지 궁금했다. 다행(?)히도 전작을 같이했던 이성민 선배님, 조진웅 선배님, 김성균배우가 함께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세분 모두 ‘군도’라는 작품으로 만났던 인연이다.
내 기억에 이성민 선배님은 말수도 없으시고, 조용한 분이셨다. ‘군도’때 선배님은 현장에 오시면(밤 촬영이 많으셨다) 촬영장에서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 혼자 시간을 보내시는 경우가 많았다. 밤에 산속에서 사람 찾기 쉽지 않은데….
우연의 일치인지 ‘군도’ 때도 이성민 선배님이 연기하신 캐릭터가 대호, ‘보안관’에서도 대호다. 대호 마니아신가?
‘보안관’의 대호는 최강 오지랖에 으리의리한 의리로 똘똘 뭉친, 잠자는 시간 빼고는 온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온갖 대소사를 챙기고, 없던 일도 만들어 바쁘게 사는 인물인데, 내가 아는 선배님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라 선배님이 보여주실 대호가 더 기대되고, 궁금했다.
캐릭터는 선배님께서 만들어주시는 거라면, 외형적으로 어떤 변화를 줘야 할지 추가로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대호는 취미로 제트스키, 모터보트를 타고, 바닷가에 살며, 온종일 쏘다니는데, 선배님 피부는 생각보다 우유 빛깔이었다. 하얀 피부는 잘 타지도 않던데….
촬영 3개월전부터 태닝을 시작, 일주일에 2~3번씩 태닝샵을 다니고 심지어 선배님 댁 베란다에서 자체 태닝까지 병행하셨다. 나머지 날은 액션 스쿨로 운동을 하러 가셨다. 그렇게 두 달정도가 지나니 서서히 피부색이 구릿빛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운동을 하셔서 몸도 탄탄해 지고, 이상하게(?) 더 젊어 보이기까지 하셨다.
감독님을 비롯한 분장, 의상실장은 선배님의 변화를 참 좋아했다. 그런데 구릿빛피부가 형수님 취향은 아니셨는지, 꼬질꼬질해 보인다며 핀잔 아닌 핀잔을 주셨다고 한다.
코미디지만, 로컬수사극이라는 영화 특성 상 배우들은 캐릭터 준비를 위해 국가 자격증에다가 별도 트레이닝까지 하는 고생을 해야 했다.
이성민 선배님은 대호가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전국체전 유도 은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설정상 수상조정면허증을 따고 유도훈련과 태닝을 했다. 조진웅 선배님은 종진이 복싱을 즐긴다는 설정 상 복싱을, 김성균 배우는 관광버스를 운전하는 설정 상 대형버스면허를 땄다.
참, 특별출연해주신 주진모 선배님도 배를 직접 모는 단 한 장면을 위해 직접 춘천까지 가서 수상조정면허증을 따셨다.
여러 준비를 마치고, ‘보안관’팀은 3개월간 지낼 부산으로 내려갔고, 부산에 도착한 이성민 선배는 촬영이 아닐 때에도 동네 대소사 다 챙기는 보안관인 완벽한 대호의 모습으로 종진,덕만,용환,선철,강곤,춘모 역의 조진웅, 김성균, 김종수, 조우진, 배정남 배우와 함께 부산을 누볐다. 마누라 미선 역의 김혜은 선배님이 내려오시면 김혜은 선배님과, 대호의 동창이자 구청 계장을 연기하는 김광규 선배님이 내려오시면 광규 선배님과 어울렸다. 짧게 다녀가시는 모든 배우를 하나하나 챙기고, 부산 맛집을 두루 다니시면서 대접하시고, 스노클링, 낚시 장비까지 챙겨주며 팀워크를 책임지는 건 물론, 같이 촬영할 장면에 아이디어를 만들어 오셨다.
결과적으로 이성민 선배님은 촬영장 안팎의 모습이 다 불굴의 오지랖, 이 사람 저 사람 다 챙기는 ‘대호’ 같았다.
그리고, 촬영장에서 쉬는 시간에 조신 건 안 비밀! 짧은 글에 다 담을 수 없었지만, 보안관을 채워주시고, 함께해주신 김종구,주진모,이일재, 김홍파, 김광규, 손여은, 이윤희 배우님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곽명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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