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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하숙집 딸들'이 막을 내린다. 예정된 종영이라는 입장이지만 씁쓸한 퇴장이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9일 밤 11시 10분 KBS 2TV '하숙집 딸들' 마지막회가 전파를 탄다. 이와 관련해 '하숙집 딸들' 측은 마이데일리에 "당초 12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9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지난 2월 첫방송 된 '하숙집 딸들'은 전파를 타기 전까지만 해도 색다른 조합으로 주목 받았다. 이미숙, 박시연, 윤소이, 이다해, 장신영 등 여배우들의 예능 도전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여기에 카리스마 있는 배우가 아닌 옆집 언니 같은 꾸밈없는 모습으로 시청자와 만난다고 예고해 방송 전부터 기대를 높였다. 뿐만 아니다. 하숙집이라는 독특한 콘셉트가 궁금증을 자극했고, 예능 베테랑 이수근과 박수홍의 합류가 '하숙집 딸들'의 재미를 보장하는 듯 했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하숙집 안방마님 이미숙과 미모의 네 딸 박시연, 윤소이, 이다해, 장신영 그리고 하숙집에 얹혀사는 만년 고시생 박수홍, 남동생 이수근을 중심으로 하숙집을 찾아온 하숙생들과 각종 리얼한 상황 속에서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는 계획은 단지 포부에 그쳤다. 브라운관 안의 사람들만 즐거울 뿐, 이런 재미가 오롯이 화면 밖으로 전해지지 못했다.
이에 5.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던 첫방송 시청률이 갈수록 하락, 3회부터는 2%대에 머물렀다. 장신영의 이혼, 윤소이의 결혼, 이다해의 남자친구 언급 등 자극적 이슈들에도 시청률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런 암흑기, 일부 출연자들의 하차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장신영, 윤소이, 박수홍의 프로그램 하차가 공식화됐고, 제작진은 프로그램 리뉴얼을 감행했다. 이와 관련해 '하숙집 딸들'의 정희섭PD는 마이데일리에 "시청률 추이를 보니, 계속 바닥을 찍은 걸 저희도 인정한다. 그래서 소폭이든 대폭이든 변화를 주려고 매일 회의 중"이라고 그 배경을 전한 바 있다.
결국 '하숙집 딸들'은 멤버 충원 없이 새단장하며 절치부심하는 방법을 택했다. 잔류한 이미숙, 이다해, 박시연, 이수근이 실제 하숙집을 찾아가는 포맷으로 변화됐다. 그럼에도 시청률 추이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리뉴얼 첫방은 전회에 비해 0.2%P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후로도 1%대 후반과 2%초반을 오가며 부진을 변치 못했다. 본래 예능이 업이 아니었던 여배우들을 제쳐두고라도, 여러 프로그램에서 제 몫 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이수근이 몸을 던졌지만 침체된 분위기를 살리는 건 어려웠다.
기세 좋게 론칭했고, 프로그램의 부진에 여러 변화들을 감행했지만, 종영이라는 수순을 밟게 된 '하숙집 딸들'. 기대만큼의 성과를 얻었다면 시즌2를 기대해 볼 수도 있었겠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웃음, 방향을 잃고 표류한 예능프로그램은 결국 쓸쓸한 뒷모습만 남기고 말았다.
한편 '하숙집 딸들'의 후속 프로그램은 미정인 상태다. 당분간 과거 호평 받았던 KBS 단막극이 전파를 탄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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