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조용히 있는 게 낫다."
KIA 김기태 감독은 "내가 말하는 것보다 조용히 있는 게 낫다. 말을 아끼는 게 좋다"라고 했다. 23~25일 NC와의 창원 3연전 스윕패는 충격이 상당히 컸다. 결국 반환점을 돈 상황서 NC와 선두를 양분했다.
김 감독은 팀이 위기에 빠졌다고 해서 직접 나서지 않았다. 그저 평소처럼 선수들 훈련을 체크하고,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도 절반을 치렀다. 아쉬웠던 부분, 아쉬웠던 선수도 있지만, 좋았던 부분이 훨씬 많다.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도 후반기, 한여름 레이스를 준비하고 있다. 요란하지 않을 뿐이다. 최근 꾸준히 주전들의 훈련량을 조절해줬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상황.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을 건너뛰거나 줄이면서 체력관리를 했다.
특히 수비부담이 큰 포수 포지션의 경우 주전 김민식의 출전빈도를 조금 줄이고 한승택의 기용폭을 넓혔다. 그리고 지난 2년과는 달리 최근 선수들에게 반바지를 입고 훈련하는 걸 허용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공식적으로 요청했고, 받아들였다. 선수들이 좋아한다"라고 웃었다. 훈련 효율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원투펀치의 등판 날짜도 맞바꿨다. 27일 광주 삼성전 선발투수는 양현종이었다. 원래 헥터 노에시였다. 최근 등판 간격에 여유가 있었던 양현종의 등판일을 하루 앞당기는 대신 헥터에게 하루 더 휴식일을 줬다.
김 감독은 "헥터가 지난주 두산전(21일, 5이닝 6실점)서 많이 얻어맞았다. 이후 팔이 조금 무겁다고 하더라. 본인이 요청해서 하루의 휴식을 더 줬다"라고 했다. 시즌 초반부터 꾸준히 호투한 외국인 에이스에 대한 김 감독의 고마움 표시였다.
양현종이 27일 경기서 10승을 따내면서 6이닝 85개의 공을 던졌다. "팔에 타이트한 느낌이 있다"라는 게 본인 설명. 다음 등판 역시 나흘 쉬고 내달 2일 잠실 LG전. 김 감독은 "양현종은 괜찮다. 다만, 일요일 등판은 좀 더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양현종에게도 배려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KIA는 3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잠실(LG)~인천(SK)~수원(kt)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9연전을 갖는다. 지방 팀들이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 시즌에 한 번 정도 소화하는 스케줄. 원정 9연전에 대한 대비에도 들어갔다.
김 감독은 "지난주부터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수도권 9연전서 1승2무7패를 했다. 타자들이 배팅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에 신경을 쓰고 있다"라고 했다. 실제 26일 최원준, 김호령, 김지성은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kt와의 3군 경기에 세 타석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수도권 9연전에 대비, 백업 전력을 체크하기 위한 목적. 이제부터는 체력전이기도 하다.
4선발 임기영과 마무리 임창용의 복귀도 준비 중이다. 당장 복귀할 수는 없지만, 돌아와야 할 선수들 중에서는 가장 빨리 돌아올 수 있는 전력. 임기영은 폐렴으로 입원했다가 지난주에 퇴원, 2군에 합류했다. 30일과 내달 2일 두 차례 불펜 피칭 이후 두 차례 2군 실전을 갖는다. 김 감독은 "빠르면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1군에 복귀할 수 있다"라고 했다. 애당초 2군 실전 한 차례로 끝내려고 했다. 하지만, 좀 더 확실하게 준비시키기로 했다.
자진해서 2군으로 간 임창용도 퓨처스리그서 한 차례 투구했다. 김 감독은 "이제 한 게임 나왔다"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임창용 역시 아픈 투수가 아니다. 1군 말소 후 열흘이 지나면서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김 감독은 "날짜 상으로는 돌아올 수 있다. 체크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후반기에 본격적인 순위다툼에 들어가더라도 갑자기 벤치가 경기에 폭넓게 개입하는 건 한계가 있다. 대신, 김 감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효율적이고 차분하게 선수단을 관리한다.
[김기태 감독과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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