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선빈이와 (서)건창이가 재미 있게 경쟁했으면 좋겠다."
타격왕 경쟁이 뜨겁다. 30일 현재 타율 1위는 KIA 김선빈이다. 타율 0.376. 그 뒤로 나성범(NC, 0.367), 서건창(넥센, 0.363), 이대호(롯데, 0.357), 최형우(KIA, 0.356), 김태균(한화, 0.355)이 추격하고 있다.
김선빈은 시즌 내내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면서 좀처럼 타격 선두를 내주지 않는다. 1994년 이종범(0.393)에 이어 23년만에 사상 두 번째로 유격수 타격왕에 도전한다. 수비할 때 체력 소모가 큰 유격수가 타격왕을 차지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김선빈도 후반기에 이 변수를 넘어서야 한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선빈이가 타격왕?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했다. 체력저하 우려도 불식했다. 박 코치는 "선빈이가 군 생활을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특히 하체 운동을 꾸준히 했다. 몸이 굵어지면서 체력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9번 타자로 나서는 게 타격왕 경쟁에 유리할 수도 있다. 체력을 안배하면서 타율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코치는 "그만큼 여유를 갖고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할 수 있다. 1~2번 타자라면 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가 많지 않다"라고 했다.
또 하나. 9번 타자는 1~2번 타자보다 경기당 1번 정도 타석에 덜 들어선다. 김선빈이 시즌 막판까지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이어간다면 경쟁자들보다 많지 않은 타석수가 오히려 타격왕 경쟁서 유리할 수 있다. 박 코치도 "선빈이도 타순에 대한 욕심은 없다"라고 했다.
김선빈의 타격폼은 독특하다. 165cm의 신장을 장점으로 승화했다. 상체를 웅크려 타격 타이밍을 잡는다. 투수에게 스트라이크 존의 높이를 더욱 낮게 유도하는 효과를 누린다.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들은 김선빈과의 볼카운트 싸움이 쉽지 않다. 김선빈은 자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를 유도, 자신의 타격 존에 들어온 공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박 코치는 "일반적이지 않은 폼이다. 내가 고개를 숙이라고 시킨 적도 없다"라고 웃었다. 이어 "자신만의 노하우다. 그렇게 하면서 본인만의 루틴, 리듬을 지켜나가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굳이 박 코치가 타격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박 코치는 김선빈이 타격왕 경쟁서 다른 선수들, 특히 서건창과 좋은 승부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넥센 코치 시절 서건창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그는 "내가 넥센에서 나온 뒤 그 다음시즌에 건창이가 200안타를 쳤다"라고 회상했다.
서건창 역시 타격폼은 특이하다. 상체를 잔뜩 꼬는 듯한 동작으로 타격 타이밍을 잡는다. 박 코치는 "예전에 타격 준비자세에서 팔 높이를 낮추라고 조언한 기억이 있다. 건창이 역시 2루수로 수비 부담이 크지만, 이미 정상급 타자다. 체력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박 코치는 누가 타격왕이 되길 바랄까. 그는 "선빈이, 건창이가 재미 있게 경쟁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김선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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