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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쌈, 마이웨이’의 안재홍이 현실 연기로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지난 3일 밤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극본 임상춘 연출 이나정)에서는 백설희(송하윤)의 이별통보 후 후유증에 시달리는 김주만(안재홍)의 모습이 담겼다.
김주만은 자신의 집을 찾아온 어머니(오영실)에게 화를 냈다. 집들이를 언급하며 백설희에게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고 하자 버럭하고 만 것. 김주만은 “집들이는 또 왜 부르는데. 또 설거지 시키게?”라며 짜증을 냈다.
백설희에게도 언성을 높였다. 이는 자신에게 화가 난 것이기도 했다. 김주만은 자신의 짐을 달라는 문자를 받고는 백설희의 물건들을 챙겼다. 김주만은 백설희의 물건들을 보며 두 사람의 행복했던, 소소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이와 함께 백설희의 샘플 화장품들을 보며 마음 아파했다. 변변한 화장품 하나 없었고, 이마저도 아껴쓰고 끝까지 짜내 쓴 티가 역력했다. 김주만은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이 모습에 “설희가 말하던 그 소소한 행복, 그 착했던 희생이 결코 소소하지 않게 집안 가득했다”는 내레이션이 더해져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후 백설희를 찾아간 김주만. 김주만은 “너 나랑 몇 년을 같이 살다시피 했는데 왜 짐이 이것밖에 없어? 옷은 죄다 내 티고 내 면도기는 박스로 쟁여놨으면서 왜 지 거는, 지 화장품은 죄다 샘플만 있고. 난 네가 이러는 게 너무 싫었다고. 나 네가 이럴수록 더 과장 달고 싶고 더 죽어라 영업 뛰고 더 악착같이 굴어서 너 궁상 좀 안 떨게 하고 싶었다고”라고 언성을 높였다.
자신은 그런 걸 바란 적이 없다는 백설희에게 김주만은 “너는 안 중요해도 나는 중요했어”라고 소리쳤다. 이어 “너 데려다가 내가 원룸에서 신혼집 차려? 설희야 나는 너한테 A급, 특급은 못 해줘도 그냥 중간만큼은 해주고 싶었어. 내가 너무 자존심이 상해서 이딴 소리 하기 싫었어도 그냥 작은 전세하나는 구해놓고 시작하고 싶었다고. 그런데 내가 6년을 뺑이쳐도 그 중간이, 중간이 힘들더라”라고 토해내듯 털어놓은 뒤 힘겹게 자리를 떴다.
그동안 김주만 백설희 커플은 때로는 짠내나게, 때로는 미소 짓게 하며 현실 속 장수 커플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줬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김주만과 함께 하는 소소한 행복이 소중했던 백설희와 전세라도 구해놓고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뛰어왔던 김주만의 어긋남이 먹먹함을 안겼다.
또 드라마 속 김주만의 모습은 왜 요즘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거나 늦추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며 공감을 자아냈다. 특히 이를 리얼하게 표현, 머리보다 가슴을 먼저 울리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안재홍의 연기가 이런 김주만의 아픔을 더욱 극대화했다.
[사진 = KBS 2TV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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