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말하면 핑계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3연패를 목표로 올 시즌에 들어갔다. 그러나 12일 현재 40승39패1무로 5위다. 5할 승률을 겨우 넘겼다. 시즌 전 야구관계자들의 예상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전반기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가 중위권에 위치한 두산이다.
시즌 초반에는 곧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희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이미 KIA와 NC가 양강을 구축했다. 선두 KIA는 두산에 13경기차로 달아났다. 그 사이 SK가 3위, 넥센이 4위로 치고 올라갔다.
김태형 감독에게 11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전반기 아쉬움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김 감독은 "말하면 핑계"라고 간단히 정리했다. 아쉬움을 거론하는 걸 회피하는 게 아니었다. 후반기 도약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사실 전반기에 많이 꼬였다. 일단 WBC에 출전한 주축 멤버들의 시즌 초반 컨디션 조절은 실패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맹활약한 대부분 타자, 투수 성적이 올 시즌 조금씩 떨어졌다. 지난해 엄청난 승률과 각종 기록적 수치를 감안하면 올 시즌 페이스가 팀의 애버리지를 찾아간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도 있다.
이런 상황서 마이클 보우덴의 장기 재활(어깨), 전반기 막판 양의지와 민병헌이 동시에 사구를 맞아 이탈(손가락)했다. 이 외에 주축 멤버들의 크고 작은 잔부상도 끝없이 나왔다. 전직 대표이사의 4년 전 금전거래 사건도 결과적으로 팀 케미스트리 구축에 보이지 않는 악재로 작용했다.
김 감독은 "누가 다치고, 누가 못한 게 큰 의미가 있나. 그렇게 말하면 끝이 없다"라고 했다. 전반기 최주환의 예상치 못한 활약에 대해서도 "주환이가 팀이 어려운 상황서 잘해준 건 맞다. 그러나 주환이가 잘 했다는 건 원래 그 자리(2루)에서 해줘야 할 (오)재원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실제 야수들 중 오재원, 오재일, 허경민은 유독 힘겨운 전반기를 보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잘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후반기에는 앞만 보고 올라가겠다"라고 했다. 김 감독 말대로 두산은 후반기에 앞만 보고 치고 올라가야 한다. 물론, 전반기 과정과 성적에 대한 확실한 복기는 필요하다. 그래야 악몽을 반복하지 않는다.
호재는 있다. 민병헌과 양의지가 일본에서의 치료를 마치고 14일 귀국, 본격적으로 복귀 준비를 한다. 이미 티배팅에 들어갔다. 빠르면 이달 중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보우덴의 11일 넥센전 등판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래도 더 이상 어깨에 이상징후는 없다.
두산이 후반기에는 완전체 전력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올 시즌 두산의 진정한 역량은 후반기에 드러난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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