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운드에선 마이클 보우덴과 유희관, 타선에선 양의지와 민병헌.
두산은 전반기를 5위로 끝낼 가능성이 크다. 40승39패1무.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후반기에는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라고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마이클 보우덴이 선발로테이션에 연착륙했다. 빠르면 7월 중으로 손가락을 다쳤던 양의지와 민병헌도 1군에 돌아온다. 결국 두산의 후반기 반등 여부는 보우덴과 유희관, 양의지와 민병헌에게 달렸다. 모든 선수가 잘해야겠지만, 특히 이 4인방이 잘해야 한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보우덴은 건강회복만으로 선발진을 완성하는 효과가 있다. 그는 11일 잠실 넥센전서 5⅓이닝 7피안타 3탈삼진 2볼넷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 내용 자체는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107개의 공을 건강하게 던졌다. 어깨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봐도 된다. 초반 포크볼과 커브의 제구가 원활하지 않아 홈런 2개를 맞았다. 이후 1~2회가 지나면서 넥센 타선을 압도했다. 투구수 90개를 넘기면서 힘이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선발로테이션을 돌면서 이닝체력을 끌어올리면 문제가 될 건 없다.
보우덴이 후반기에 정상적으로 활약하면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보우덴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원~투~스리펀치를 가동할 수 있다. 니퍼트와 장원준은 늘 제 몫을 한다. 마지막 카드는 역시 유희관. 후반기에 회복의 징후를 보여줘야 판타스틱4가 진정한 재결합을 이룬다.
유희관은 10일 1군에서 빠졌다. 전반기 등판을 마치면서 굳이 넥센과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 엔트리에 있을 이유는 없었다. 한편으로 유희관으로선 전반기를 돌아보고 후반기를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유희관은 6월 7일 삼성전 이후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투구내용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두 차례 연속 9이닝을 소화했던 5월 20일 KIA전(9이닝 무실점), 26일 kt전(9이닝 16피안타 9탈삼진 3실점) 이후 썩 좋지 않다. 거의 경기당 10개 내외의 피안타에 실점도 늘어났다. 9이닝 연속투구 이후 퀄리티스타트는 6월 24일 롯데전(6이닝 1실점)이 유일했다.
유희관의 우타자 상대 바깥으로 흐르는 싱커는 이미 타자들에게 많이 노출됐다. 전반적으로 패스트볼이나 다른 구종의 제구가 함께 흔들리면서 싱커로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희관은 매년 페이스가 좋지 않을 때 회복력이 좋았다. 운동능력, 특히 유연성이 매우 빼어나다. 타 구단 한 감독은 "희관이는 몸이 유연하다. 중심이동이 좋다. 야구에 대한 센스가 좋고 영리한 투수"라고 단언했다.
두산은 어차피 선발야구로 순위다툼을 해야 한다. 불안한 불펜은 해결방법이 마땅치 않다. 보우덴이 건강을 회복한 상황서 유희관이 좋은 페이스를 찾으면 두산도 후반기에 판타스틱4의 이점을 다시 누릴 수 있다.
양의지와 민병헌까지 정상적으로 가세하면 완전체가 된다. 표면적으로 양의지와 민병헌의 공백은 그렇게 크지 않다. 정진호와 박세혁이 빈 자리를 잘 메워내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두산 야수진은 두껍다. 몇몇 선수들의 애버리지가 만족스럽지 않다. 그래도 개개인이 서로 보완하며 수준급 화력을 뽐낸다. 팀 타율 0.291로 여전히 빼어나다.
그러나 팀 득점권타율은 0.277로 8위다. 지난해보다(0.305) 찬스에서 응집력이 떨어진다. 잔루도 적지 않다. 양의지가 민병헌이 정상적으로 가세해야 타선의 옵션이 늘어나고 팀 전체의 결정력이 좋아진다. 두 사람은 5번, 1번타자로 가장 확실한 카드. 특히 양의지는 득점권타율 0.375로 팀 내 1위다. 민병헌도 0.294로 나쁘지 않다.
두 사람이 돌아와야 팀 디펜스도 강화된다. 박세혁의 투수리드, 경기장악능력은 아직 양의지에겐 미치지 못한다. 양의지의 복귀로 야수, 투수에게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무궁무진하다. 마찬가지로 민병헌의 폭 넓은 수비 범위 역시 분명히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그만큼 두산은 후반기에 양의지와 민병헌의 건강한 복귀와 실력 발휘가 중요하다.
[보우덴(위), 유희관(가운데), 양의지와 민병헌(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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