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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개그콘서트'는 제 엄마이고, 또 자식이에요."
1999년 KBS 14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같은 해 새롭게 시작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파일럿 방송 무대에 처음 올랐다. 개그맨 김대희와 KBS 2TV '개그콘서트'의 첫 만남이다.
900회가 넘는 회차동안 잠시 프로그램을 떠나있는 시기도 있었지만, 그는 늘 '개그콘서트' 팀의 정신적 지주였다. 최근 또 한 번 위기라 칭해지고 있는 '개그콘서트'. 김대희는 당연하다는 듯 친정으로 돌아와 후배들을 독려하고 있다.
"(복귀 후) 시청률이 조금은 올라서 기뻐요. 저를 비롯한 복귀 멤버들의 단기적인 목표는 두 자리수 시청률을 회복하는 것이거든요. 목표에 한 발짝은 다가간 것 같아요."
OB들이 다시 뭉쳤다. 김대희를 비롯해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그맨 안상태, 강유미, 박휘순, 신봉선, 박성광 등은 다시 연습실로 돌아와 후배들과 함께 아이디어 회의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부활을 위한 첫 걸음이다.
"900회 특집 녹화를 마치고 회식을 할 때였어요. 강유미에게 지나가는 말로 '개콘으로 돌아와야지'라고 했더니 제가 돌아오면 그러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새끼손가락을 걸었어요. 그 땐 농담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그 말이 농담이 아닌 것을 알죠. 제작진이 OB들을 다시 부른 게 마지막 카드라는 생각도 들어요. 저 뿐만 아니라 돌아온 다섯 명이 짠하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책임감을 넘어 사명감을 가지고 하고 있어요."
일부에서는 인지도 높은 선배들의 귀환이 신인 발굴을 늦출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김대희는 "후배가 빛나지 않으면 안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봉숭아학당'이라는 코너가 부활한 이유도 신인들을 위해서에요. 코너가 처음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선배들이 맡는 부분이 있겠지만, 코너 부활의 이유는 신인 중 스타를 만들기 위한 창구거든요. 지금도 후배들에게 자신의 캐릭터를 짜라고 말을 하고 있어요."
김대희는 "'봉숭아학당' 속 역할만 선생님이 아니라 진짜 '개그콘서트'에서 선생님이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늘 후배들과 함께 하며 함께 코너와 캐릭터를 고민하는 그다.
"시청률이 떨어져있을 때 선배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복귀를 했잖아요. '다 같이 으?X으?X하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해보자', '우리가 지금 못살리면 정말 개콘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라고…. 그렇게 말하며 열심히 하고 있어요."
농담을 좋아하지만 '개그콘서트'에 대해 말하는 순간만큼은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는 김대희. 그런 그에게 건넨 마지막 질문은 '김대희에게 개그콘서트는 무엇이냐?'라는 것이었다.
"쉬운 것 같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이에요. 엄마이면서, 또 자식이죠. 1999년 개그맨 김대희의 이름을 처음 알린 프로그램이니 엄마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이제 정말 오랫동안 함께 했기 때문에 자식 같기도 해요. 그런 자식이 자꾸 위태위태하니까 안타까운 마음도 있고요. 살아났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에요."
[김대희. 사진 = 제이디비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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