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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임의탈퇴 처분을 받은 김상현이 다시 그라운드에 설 수 있을까.
김상현(37)이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지 정확히 1년이 됐다. 김상현은 지난해 6월 전북 익산서 음란행위를 하다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사건은 한 달이 지난 7월 12일 지역 언론에 의해 알려졌고, kt 구단은 그날 밤 임의탈퇴 중징계를 결정, 다음날인 13일 KBO에 공시를 요청했다. KBO는 지난 1월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상현에게 벌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KBO 규약에 따르면 임의탈퇴 선수는 공시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복귀 신청이 가능하다. 따라서 kt 구단은 정확히 14일부터 KBO에 선수 임의탈퇴 해제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 결정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구단과 감독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kt 구단,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일단 김상현의 법적 절차는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경찰은 지난해 7월 4일 김상현의 음란행위 혐의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KBO의 1월 벌금 징계 역시 달게 받았다. 그러나 사안이 워낙 민감하다 보니 구단 내부에서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구단 내 계속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여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김상현은 자숙 끝에 올해 3월 독립구단인 저니맨 외인구단 유니폼을 입고 다시 배트를 잡았다. 선수의 강력한 복귀 의지, 도박 및 승부조작에 비해 낮은 죄질 등을 이유로 한때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심판 금전 수수, 윤지웅(LG)의 음주운전 등으로 죄인을 향한 시선이 다시 곱지 않아졌다. kt 측도 “관건은 팬들의 마음이다. 때문에 복귀 여부를 심사숙고 중이다”라고 밝혔다.
▲김진욱 감독, 반성할 기회 줘야
김진욱 kt 감독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김상현 사건은 지난 시즌 종료 후 새롭게 부임한 김 감독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현 사령탑인 김 감독이 이 문제를 안고 가야한다. 김 감독은 앞선 장성우 사례처럼 반성할 기회를 줘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김 감독은 12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상현이가 법적 절차도 밟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장)성우의 경우 반성을 통해 책임감도 이전보다 더 강해졌고, 벤치에서 고참 역할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상현이에게도 똑같이 그런 기회를 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상현 복귀 추진이 최하위로 떨어진 팀 사정, 전력 보탬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감독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우리가 성적이 안 좋아 (김)상현이를 복귀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 부분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상현이에게 인간적인 측면에서 반성할 기회를 주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선수를 향한 동정 여론과 KBO리그 내 다시 불거지고 있는 도덕성 문제 사이에서 kt 구단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김상현(첫 번째), 김진욱 감독(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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