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엘롯기(LG, 롯데, KIA)는 올해 가을야구를 함께 치를 수 있을까.
LG, 롯데, KIA는 전통적으로 KBO리그 흥행을 이끄는 주축 구단들이다. 골수팬들을 전국으로 몰고 다닌다. '엘롯기 동맹'이란 말은 오래 전부터 생긴 세 구단 팬들의 바람이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동맹을 맺지는 못했다.
세 구단이 함께 가을야구를 치러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진출 구단이 5개로 늘어난 2015년과 작년에도 그랬다. 심지어 2015년에는 세 팀 모두 가을야구를 치르지 못했다. 작년에는 LG와 KIA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지만, 롯데가 8위에 머물렀다.
올해도 엘롯기의 동반 가을야구가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KIA가 리빌딩과 FA, 트레이드, 외국인선수들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단독선두를 질주한다. 그러나 LG와 롯데의 사정이 썩 좋지 않다. LG는 5위 두산에 1경기 뒤진 6위, 롯데는 6위 LG에 2경기 뒤진 7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KIA의 2년 연속 가을야구는 사실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력, 분위기를 감안할 때 가을야구 자체를 논할 시기는 지났다. KIA의 후반기 목표는 명확하다. 2009년 이후 8년만의 페넌트레이스 우승+한국시리즈 직행이다.
LG는 시즌 초반 순항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페이스가 조금 처졌다. 선발과 불펜진의 조화는 여전히 리그 최상급이다. 하지만, 타선 응집력이 여전히 썩 좋지 않다. 장타력을 기동력으로 만회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이탈이 뼈 아프다.
전반기 막판에는 악재까지 겹쳤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았다. 불펜 핵심 윤지웅은 음주운전으로 시즌 아웃됐다. 팔꿈치 통증으로 전반기 막판 이탈한 차우찬이 후반기 초반에 돌아올 수 있는 게 위안거리. 마운드를 정비하면 후반기 막판에 다시 반등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전통적으로 평균자책점 상위권 팀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사례는 많지 않다. 장기레이스는 마운드 싸움이다.
롯데는 이대호가 6년만에 복귀, 메이저리그로 떠난 황재균의 공백을 자연스럽게 메울 것으로 기대됐다. 플러스 효과를 기대했다. 그러나 전반기에 이대호 효과가 극대화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전반기 병살타가 93개로 리그 최다 1위였다.
박세웅이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투타 언밸런스가 지속되면서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물론 후반기에 호재는 있다. 전반기 막판 불펜에 가세한 조정훈, 최근 재영입한 조쉬 린드블럼이 있다. 마운드 짜임새를 끌어올리면 최후의 승부를 해볼 수 있는 저력은 갖고 있다.
올해는 엘롯기의 동반 가을야구가 가능할까. 운명의 후반기가 시작된다. 공교롭게도 세 구단의 감독들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단독선두를 이끄는 KIA 김기태 감독은 후반기에 특별한 악재가 없는 한 재계약이 유력하다. 그러나 중, 하위권에 처진 LG 양상문 감독과 롯데 조원우 감독의 운명은 팀을 가을야구로 이끄느냐에 달렸다.
[KIA 선수들(위), LG 선수들(가운데), 롯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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