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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었다.
18일 밤 SBS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극본 윤효제 연출 오진석, 이하 '엽기녀')가 마지막 방송됐다. 견우(주원)는 백성들을 무시하고 역모를 꾀하던 정기준(정웅인)을 처단하고, 혜명(오연서)과 혼인에 성공했다. 혜명은 "청나라 의술을 공부하겠다"며 청혼을 1년 미뤘지만, 유학길 이후 두 사람은 재회해 행복한 해피엔딩을 암시했다.
제작 전부터 큰 화제를 몰고 왔던 '엽기녀'는 그야말로 '용두사미'의 형국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크게 흥행하고, 많은 마니아 팬 층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드라마로 다시 만들어 진다는 소식에 드라마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원작 견우와 그녀의 역할에 누가 낙점될 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일찌감치 견우 역에는 군입대를 앞둔 배우 주원이 낙점됐고, 이에 따라 공개 오디션을 통해 여자 주인공 혜명 역을 발탁한다고 대대적으로 천명했던 '엽기녀'는 최종적으로 배우 김주현이 발탁됐으나 내외부적 사정으로 돌연 불발됐다. 그 자리를 오연서가 채웠는데 그 과정 역시 순탄치만은 않았다.
적지 않은 잡음 끝에 결국 주원과 오연서가 남녀 주인공으로 발탁된 '엽기녀'는 사전 제작으로 진행됐다. 군입대를 앞둔 주원의 스케줄에 맞춰 촬영이 마무리 됐다. 영화 원작 리메이크, 주원의 군입대 전 마지막 작품, 여주인공 캐스팅 잡음 등 '엽기녀'는 여러 모로 다양한 화제와 이슈거리를 갖고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본 '엽기녀'는 기대 이하였다. 평면적인 캐릭터 설정과 단순한 스토리 라인이 실망스러웠다. 견우는 학식과 외모를 겸비한 촉망 받는 조선의 인재였고, 혜명은 조선왕실의 공주였다. 견우는 묵묵히 혜명의 곁을 지키는 츤데레였고, 혜명은 왈가닥 말괄량이였다. 원작에서 누구나 공감 가능했던 흔한 남자였던 차태현의 견우와 경악을 금치 못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거침 없이 펼쳐내던 전지현의 그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온 장면이 있었지만, 그저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남녀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서로와의 사랑을 이뤄낸다는 1차원적인 스토리 전개는 누구라도 예상 가능했다.
제작부터 다양한 이슈거리를 몰고 왔던 '엽기녀'의 마침표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을 연상케 하며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남겼다.
'엽기녀' 후속으로 방영되는 '조작'은 사회부조리에 대한 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치열한 삶을 비춘 드라마로 남궁민, 유준상, 엄지원, 문성근, 전혜빈 등이 출연한다. 오는 24일 밤 10시 첫방송.
[사진 = SBS '엽기적인 그녀' 포스터]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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