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말아요"…'군함도', 지옥섬에서 외친 한 목소리 (종합)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군함도'를 탈출하는 것은 결국 정리되지 않은 역사를 탈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입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CGV에서 열린 영화 '군함도' 언론시사회에는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 김수안과 류승완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를 알리기 위해서는 아니다. 물론 역사를 알린다는 것이 목적 중 하나긴 했지만, 영화 제작의 첫 번째 이유는 아니었다. 군함도의 이미지를 보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안에서 벌어질 법한 이야기들이 나를 자극했다"라며 "자료 조사를 하면서, 거기에는 나쁜 일본인들만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조선인만 있었던 것도 아니더라. 결국 국적이 문제가 아니라 개인에게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는 일본인들이 절대 악으로 표현되지도, 조선인들이 모두 착하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들의 모습이 비친다.

류 감독은 "이런 소재를 다룰 때 너무 쉬운 이분법 방식으로 접근해서 자극시키는 방식은 오히려 왜곡하기 좋은 모양새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국에 모든 악을 씌워서 다루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 안에서 얼마나 나약해지고, 또 나약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가. 또 과거를 통해 지금을 어떻게 돌보고 미래를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무조건 조선인을 좋게만 보는 것은 흥미롭지 않았다"라고 연출자의 소신을 밝혔다.

또 "군함도를 탈출하는 것은 결국 정리되지 않은 역사를 탈출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결국 오래 전에 청산되어야 할 문제들이 유령처럼 떠돌다가 심지어 미래까지 잡아먹는다고 생각했다. 과거로부터 탈출을 해야만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군함도 탈출기를 가리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헬조선 탈출기'라고 표현했다.

'군함도'의 말미에는 소희(김수안)의 얼굴 클로즈업이 등장하는데, 류 감독은 이 설정에 대해 "미래를 준비하는 소희의 얼굴로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전쟁에서의 피해자는 아이와 여성이다. 전쟁을 뚫고 살아남아서 역사 속에서 나를 잊지 말아달라고 하는 얼굴이 내게는 굉장히 중요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의 얼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무영 역의 송중기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정말 이 날만을 기다렸다. 너무나 설레고 궁금하기도 하다. 어떤 의견들이 나올지 관객 분들이 어떤 판단을 할 지 궁금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응원을 독려했다.

한편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는 26일 개봉.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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