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잃어버린 선발승을 찾습니다.’
kt 위즈의 외국인투구 돈 로치가 또 다시 시즌 3승에 실패했다. 로치는 지난 27일 수원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의 지원 부족에 패전투수가 됐다. 최근 10연패로 시즌 10패(2승)를 기록한 순간. 리그서 정성곤, 고영표(이상 kt)에 이어 3번째로 시즌 10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로치를 비롯해 라이언 피어밴드, 고영표 등 kt의 선발 주축 3인방은 올 시즌 꾸준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10개 구단을 살펴봤을 때 1~3선발이 모두 이렇게 별 탈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경우는 드물다. 28일 현재 선발 셋이 모두 100이상을 소화한 팀은 KIA, 두산, kt 뿐이다. 그러나 KIA, 두산과 달리 이들은 승리에 목말라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선발승을 챙긴 시기가 먼 과거의 일이 돼가고 있다.
먼저 시즌 초반 너클볼을 앞세워 승승장구하던 에이스 피어밴드는 최근 5연패에 빠져 있다. 가장 최근 승리는 6월 3일 수원 롯데전. 사실상 두 달이 가까운 시간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이다. 6월 중순에 찾아온 부진을 털고 최근에는 5경기 중 4경기서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으나 타선이 그를 외면했다.
또 한 명의 외인 로치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최근 선발승 경기를 찾으려면 꽃이 피기 시작한 봄까지 거슬러가야 한다. 로치는 4월 19일 수원 KIA전에서 시즌 2승을 챙긴 뒤 무려 세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로치는 3인방 중 가장 평균자책점(5.12)이 높다. 퀄리티스타트 역시 가장 적은 수치인 6번. 그렇다고 내리 10연패를 당할 정도의 기량은 아니었다. 로치 등판 때는 대부분 수비 실책이 화근이었다. 최근 3경기서는 평균자책점 1.58로 페이스를 회복했으나 이번엔 타선이 말썽이었다.
고영표의 상황도 암울한 건 마찬가지. 프로 3년 차의 고영표는 데뷔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시즌 초반 날카로운 체인지업을 앞세워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두는 등 팀의 새 토종 에이스로 도약했지만 그 역시도 최근 7연패 수렁에 빠졌다. 최근 승리는 5월 13일 수원 NC전. 경기당 평균 5이닝 이상을 꾸준히 소화하며 8차례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승리는 4승뿐. 데뷔 첫 10승도 가능한 투구 내용에도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김진욱 kt 감독은 “선발승이란 단어를 들어본 지가 너무 오래됐다”라는 농담을 통해 이들의 이러한 부진과 불운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세 선수가 정말 묵묵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승리가 없어 안타깝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까지 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첫 선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고영표에겐 더욱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마음이 갈 수 밖에 없다. 경험이 부족해 선발승이 더욱 중요하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첫 풀타임이라 등판 간격을 띄워줘야 하는데 피어밴드-로치의 부상 공백에 그럴 수 없었다.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던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독으로서 상당히 고맙다”라는 게 김 감독의 마음.
kt는 29승 64패 승률 .312의 저조한 성적으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9위 한화와는 무려 8.5경기 차. 이러한 성적에는 선발진의 승리 기근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 물론 불펜 난조, 리그 타율 최하위(.264)의 타선 등 다른 원인들도 있지만 이 또한 모두 선발승 품귀 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kt 3인방이 불운과 부진을 털고 여름에 첫 승리를 맛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좌측부터) 라이언 피어밴드-고영표-돈 로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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