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한다."
올 시즌 KIA의 진정한 저력은 경기 후반에 나온다. 일례로 올 시즌 KIA의 연장전 성적은 9승2패1무다. 연장전 성적이 리그에서 가장 좋다. 연장전서 벌어들인 승패마진 +7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KIA의 선두수성은 위태로워진다.
꼭 연장전뿐 아니라 경기 중~후반 접전서 승기를 가져오고 굳히는 힘이 리그에서 가장 강하다. 더구나 KIA 불펜은 강력하지 않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시즌 내내 최하위권. 그럼에도 KIA가 연장전 승률이 높은 건 강력한 타선 덕분이다.
최근 KIA 타선은 두 자릿수 득점, 두 자릿수 안타를 밥 먹듯 기록했던 6월 중순~7월 초와 같은 활화산 페이스는 아니다. 그렇다고 사이클이 확 떨어지지도 않았다. 지난 주말 롯데를 상대로 홈에서 스윕을 당하면서 일시적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주중 SK를 상대로 다시 본능을 드러냈다. 28일 잠실 두산전서는 경기 막판 타선의 힘이 약간 떨어졌다.
KIA 불펜은 최근 마무리 김윤동과 임창용, 어깨 통증을 딛고 돌아온 심동섭 위주로 구축한 필승계투조가 잘 돌아간다. 후반기 들어 전반기보다 확실히 안정적이다. 다만, 임창용은 확실히 예전만큼의 구위, 볼 스피드는 아니다. 김윤동과 심동섭도 풀타임을 기복 없이 꾸준히 던진 경험이 부족하다.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KIA가 시즌 막판까지 강력한 뒷심을 앞세워 승수를 쌓고 페넌트레이스를 제패하기 위해서는 타선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어서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올 시즌 KIA는 그 상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날씨가 더워진 시점부터 주축 타자들이 번갈아 경기 전 훈련을 간소화하는 걸 허용했다. 홈 경기 반바지 훈련도 허용했다. 크고 작은 잔부상이 있는 주축 타자들을 철저히 보호한다. 28일 잠실 두산전서도 최근 투수의 투구에 옆구리를 맞은 로저 버나디나를 선발라인업에서 뺐다. 주중 3연전서 체력소모가 심했던 주전포수 김민식도 함께 제외했다.
시즌 중반에서 막판으로 넘어간다. 각 팀에서 아프지 않은 주축 타자는 사실상 없다. 감독의 선수 관리가 순위다툼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커진 시점. 강타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 않은 KIA로선 특히 중요한 대목이다. 다행히 KIA 주축타자들 중 큰 부상자는 없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경기 막판에 이길 수 있다는 생각, 하나의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선수들끼리 믿음이 생겼다. 좋은 기운이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 역시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지난 2~3년간 고생을 많이 했다.
경기 막판 좋은 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역시 타자 개개인이 더운 날씨에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야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 벤치의 도움도 필요하다. 불펜 투수들이 좀 더 확실하게 타자들을 도와줄 필요도 있다. 28일 경기서는 타자들이 경기 막판 주춤했다. 그러나 불펜 투수들은 대체로 괜찮았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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