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히딩크 감독 도움, 언제든지 받겠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축구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10월 유럽원정평가전에서 경기 내용과 결과 뿐만 아니라 선수단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음달 유럽에서 열리는 원정 A매치에 출전할 선수를 발표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7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원정평가전을 치르는 가운데 이후 모로코와의 경기도 추진중에 있다.

신태용 감독은 "10월 유럽원정에서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해 K리거들을 발탁하지 않았고 해외파들을 소집하게 됐다. 해외파 만으로 대표팀을 구성하려 하다보니 각포지션마다 충분치 않은 선수 풀을 가동해야 했고 힘든 부분이 있다. 공격진에 황희찬이 부상 중이고 석현준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지동원과 황의조를 발탁했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함께 하면서 테스트해보고 싶었더 선수라서 발탁했다. 포백에 있어서도 선수들이 부족한 점은 포메이션을 변화해 가며 활용하겠다. 오재석과 임창우는 왼쪽과 오른쪽 모두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태용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히딩크 감독 복귀 여론으로 인한 논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대표팀 선수 발탁 배경은.

"10월 유럽원정에서 상생의 길을 가기 위해 K리거들을 발탁하지 않았고 해외파들을 소집하게 됐다. 해외파 만으로 대표팀을 구성하려 하다보니 각포지션마다 충분치 않은 선수 풀을 가동해야 했고 힘든 부분이 있다. 공격진에 황희찬이 부상 중이고 석현준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지동원과 황의조를 발탁했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함께 하면서 테스트해보고 싶었더 선수라서 발탁했다. 포백에 있어서도 선수들이 부족한 점은 포메이션을 변화해 가며 활용하겠다. 오재석과 임창우는 왼쪽과 오른쪽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이 발탁되지 못했는데.

"팀을 옮긴지 얼마되지 않았고 아직 어리다. 새로운 팀에 적응할 여유가 필요하다. 이승우 같은 경우는 대표팀 소집을 위해선 소집 2주전에 공문이 발송되어야 하는데 이전까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켜봐야 했다. 이들 3선수는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함께 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선수다. 젊다보니 장래성이 촉망되고 조금 더 지켜보겠다. 코치진을 풀가동해 그 선수들을 체크하고 있다. 언제든지 발탁하려 한다."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지동원을 발탁했는데.

"지동원과 구자철 같은 경우는 차두리 코치를 독일로 파견해 직접 만나게 했다. 지동원은 몸은 좋은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표팀 합류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비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스트라이커 자원을 보면 황희찬이 부상 중이고 석현준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합류할 수 있는 선수인지 아닌지 테스트하기 위해 발탁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본선 준비과정도 그렇고 이번에도 해외파와 국내파의 소집 시기가 달라 따로 훈련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코치진이 노력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1월에 K리거 위주로 전훈을 했지만 정작 월드컵은 해외파 위주로 경기에 출전했다. 이번에는 동계훈련부터 착실히 준비해 월드컵을 잘 치를 수 있도록 로드맵을 잘 만들어 나가겠다."

-월드컵 본선행에도 불구하고 비난 여론이 많은데.

"분위기 반전은 감독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월드컵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됐을 때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이 최대목표였다. 성과를 달성했지만 여론의 질타가 있었다. 그런 점을 인정하지만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좀 더 생각했으면 좋겠다. 평가전에서 이길 수도 있고 패할 수도 있다.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마지막 평가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에서 받게 된다. 과정에서 국민들의 힘이 있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질타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질타와 응원을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 10월부터 치를 평가전에서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상대보다 한발 더 뛰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히딩크 감독님으로 인한 여론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 히딩크 감독님은 우리축구의 영웅이다. 히딩크 감독님이 사심없이 도와준다고 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히딩크 감독이 사심 없이 나선다면 나 또한 사심없이 임하겠다. 무조건 OK라고 생각한다."

-공격수 부재가 일시적인 현상인가 한국축구의 전반적인 문제점인가.

"한국축구에 대형 스트라이커가 못나오고 있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많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4-3-3이나 4-2-3-1 포메이션에서의 원톱 스트라이커는 괜찮지만 투톱으로 가기 위해선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 한국축구에 대형 스트라이커가 많이 나와야 팬들이 원하는 이기는 축구, 골을 많이 넣고 재미있는 축구를 할 수 있다."

-부상 복귀전을 치르지 못한 기성용을 발탁한 이유는.

"지난 대표팀 소집에선 팀을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역할을 요구했다. 지금은 다르다. 소속팀 훈련을 100% 소화하고 있고 실전에 투입하기 위해 발탁했다."

-해외파로만 구성한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K리그 선수들이 긴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파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파지만 지난 2연전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이 분발할 것이다. 선수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평가전에서 구체적으로 점검하고 싶은 부분은. 코치진의 전체적인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번 평가전에 있어 나의 머리속에는 어떤 선수가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하고 있다. 내가 대표팀 코치로 있을 때와 감독으로 있을 때 어떤 주문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있다. 감독 입장에서 평가전은 최대한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나는 어떻게 보면 사면초가 입장이다. 경기력도 좋아야 하고 성적도 내야 한다. 선수에 대한 구체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코치진은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후 히딩크 감독님 이야기가 나오기 이전부터 이야기했던 부분이었다. 월드컵에 진출한다는 가정하에 김호곤 기술위원장님과 이야기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 기술고문보단 코치로 합류할 인물을 찾고 있다. 피지컬 코치도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위원장님이 수락했다. 우즈베키스탄전 이전부터 구상을 하고 있었다. 경험이 풍부하고 네임밸류가 있는 코치진을 찾고 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닌 도움이 될 코치를 찾고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손흥민의 경기력이 부진했는데.

"흥민이 같은 경우에는 우리 대표팀 경기에서 한골만이라도 토트넘에서 하듯이 넣었다면 영웅이 되었을 것이다. 대표팀에서 골을 못넣어도 팀에선 좋은 모습을 보인다. 손흥민은 좋은 선수다. 대표팀에서의 경기력과 소속팀에서의 경기력은 선수 구성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더 잘할 수 있도록 신태용식 축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지난 2경기에선 오로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위해서만 대표팀이 움직였고 앞으로 손흥민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10월 튀니지전이 갑자기 무산됐는데.

"튀니지에서 모로코로 상대가 변경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틀 전에 들었다. 한국전 취소를 요구하는 튀니지 감독의 기사 내용을 보고 그런 일이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일이 발생했다. 평가전 상대가 변경됐지만 준비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월드컵 본선에선 우리보다 강한 팀을 상대해야 하는데 어떤 경기를 준비할 것인가. 언제쯤 신태용식 축구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보는가.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하는 32개국 중 30위권 수준이다. 희망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팀 중 순위가 가장 낮을 수도 있지만 내려 앉기 보단 앞으로 나가면서도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상황에서 운좋게 한골을 넣었을 때 상대를 이기기 이해 걸어잠그는 축구 등 모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세계최강팀과 대결할 때 우리가 패한다는 분석이 많겠지만 수비 위주로 하다가 역습 한번으로 이길 수도 있다. 조추첨 이후 코치진이 바빠질 것이다. 12월 동아시안컵과 3월 평가전도 있지만 3월 정도 되어야 신태용식 축구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내년 3월에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 등이 새소속팀에서 적응하고 경기력이 올라오면 기존 선수들과의 상황이 변화될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0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어떻게 발전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번 평가전에서 경기력 뿐만 아니라 결과도 신경쓰이나.

"냉정히 말하면 결과도 신경쓰인다. 10월 평가전을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히딩크 감독님으로 인해 여론에 의한 동요도 많이 됐다. 많이 힘들지만 목표는 러시아월드컵 본선이지 이번 평가전이 아니다."

-수비수 송주훈 발탁 배경은.

"리우 올림픽에서 베스트멤버로 생각한 선수였는데 올림픽 축구 하루 전날 연습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합류하지 못했다. 계속 지켜본 선수다. 어느 시점이 되면 발탁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발탁했다."

-대표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이번 평가전 결과로 인해 더 심해질 수도 있는데.

"히딩크 감독님에 대한 향수는 분명히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 히딩크 감독님이 한국축구를 도와준다고 했으니깐 받아들이겠다. 히딩크 감독님이 러시아전에 오신다면 조언을 받겠다. 평가전이지만 패했을 때 후폭풍이 거세질 수 있지만 그런 것에 흔들려 감독이 가진 주관을 버릴 수는 없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준비하겠다. 히딩크 감독님이 러시아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면 받아들여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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