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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윤정수가 눈물을 보였다.
장난처럼 웃으며 시작한 가상결혼이지만, 이별은 눈물을 불렀다. 사람의 마음은 장담할 수 없는 법이다.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이 26일 밤 막을 내렸다. '님과 함께2'에는 그간 김범수와 안문숙, 장서희와 윤건, 기욤 패트리와 송민서, 허경환과 오나미, 유민상과 이수지, 송은이와 김영철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커플들이 출연해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견 없이 '님과 함께2'가 낳은 최고의 스타커플은 '쇼윈도 부부' 윤정수와 김숙이었다. 이들은 함께 하는 713일 간 달달한 로맨스보다 웃음을 우선순위에 뒀다. 기존 가상결혼 커플과 다른 화법은 큰 반향으로 이어졌다. '진정성'을 강조하지만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가상결혼에 질려있던 시청자들이 "우리는 진정성이 없다"고 말하는 이 코믹한 커플의 매력에 빠져든 것이었다.
큰 웃음은 첫 만남부터 탄생했다. 얼굴을 가렸지만 목소리만 듣고 절친한 동생 김숙이 자신의 신부임을 알아차린 윤정수는 "너 4천만이냐? 나 파산이다. 네가 대체 여기 왜 있냐"며 비명을 질렀다. 이어 윤정수와 김숙은 "손은 잡더라도 깍지는 끼지 않는다", "서로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 "임신은 하지 않는다", "이 사항을 위반할 경우 1억 1천만원을 변상한다" 등 코믹한 조항이 담긴 가상결혼용 혼전계약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결혼 생활을 시작한 두 사람은 수많은 일을 겪었다. 아내를 만난 뒤 '옛날 사람' 윤정수는 '요즘 예능인'으로 부활했고, 가상남편을 일으켜 세운 김숙의 모습은 '가모장', '숙크러쉬' 열풍으로 이어졌다.
폭발적인 인기 속에 두 사람은 "시청률 7%가 넘을 경우 실제로 결혼을 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고, 이는 시청자의 결혼 추진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비록 시청률은 아쉽게 7%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부부를 향한 시청자의 사랑을 짐작하기에는 충분한 수치였다.
둘 사이의 관계도 돈독해졌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늘 상대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언급됐고 '최불암, 김혜자 이후 최고의 가상부부'라는 수식어까지 얻게 됐다. 지난해 윤정수의 모친상 당시에는 김숙이 방송 촬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문객들을 맞고 장례식장을 지키며 슬픔에 빠진 그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에서는 김숙과 함께 어머니의 산소를 찾아 눈물을 쏟는 윤정수의 모습이 담겼다. 최종회의 이별 과정에서도 윤정수는 김숙의 뒷모습을 보며 눈물을 보였다.
형식은 가상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이들의 진정성은 '진짜'가 됐다.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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