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흥미롭다.
KBL은 2016-2017시즌 신인드래프트를 사상 처음으로 이원화했다. 작년 10월 3일에 지명순위 추첨을 했다. 이후 보름 뒤 18일에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초대어 3인방(이종현, 최준용, 강상재)의 드래프트 참가와 맞물려 농구 팬들과 미디어의 큰 관심을 모았다.
NBA 방식을 따랐다. NBA는 예전부터 신인드래프트 지명순위추첨과 드래프트를 이원화했다. 그 사이 언론들의 예상 기사와 함께, 구단들의 치열한 수싸움을 유도했다. 마침 KBL도 작년에 대어 삼총사가 나오면서 드래프트 이원화가 대박을 터트렸다.
지명순위 추첨에 따라 모비스가 1순위, SK가 2순위, 전자랜드가 3순위를 획득했다. 어렵지 않게 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지명이 예상됐다.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리고 순위추첨 이후 드래프트 직전까지 각종 변수와 노림수 등을 놓고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생산됐다.
KBL은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도 작년처럼 이원화한다. 애당초 작년만큼의 관심을 모을 것인지는 미지수였다. 올해 신인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들의 전반적인 수준, 화제성이 작년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신인드래프트는 허훈(연세대) 외에는 즉시전력감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원화해도 싱거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물론 작년 신인드래프트가 KBL 역사상 최고수준이었던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분위기가 바뀔 조짐이다. 부산중앙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자원으로 분류된 장신포워드 양홍석이 중앙대 1학년을 마치지도 않은 채 자퇴와 얼리엔트리를 선언했다. 패스 하나만큼은 기가 막힌 한양대 2학년 포인트가드 유현준도 소문대로 얼리엔트리를 택했다. 두 사람의 등장으로 허훈의 1순위 대세론이 흔들렸다.
자연스럽게 이번 신인드래프트 상위 순번도 흥미로워졌다. 대학리그 포스트시즌이 끝나면서 팬들과 언론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 이번 드래프트서 1~2순위 지명 확률이 높은 한 구단 관계자는 대학리그 포스트시즌 현장에서 "1순위에 걸리면 허훈을 뽑아야 하나 양홍석을 뽑아야 하나"라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1~2순위 지명 확률이 높은 팀들의 코칭스태프, 프런트, 스카우트들은 장고에 들어갔다. 허훈과 양홍석이 유현준에 앞서 1~2순위로 지명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각 팀들의 선수구성 및 전력, 허훈과 양홍석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 따라 순번이 결정된다.
10월 23일 지명권 추첨을 통해 1순위 지명권을 잡은 팀은 일주일간 더 생각해본 뒤 30일 드래프트 직전까지만 지명선수를 결정하면 된다. 2~3순위 지명권을 가진 팀들도 마찬가지로 플랜 A~B를 수립 및 가동하면 된다. 다른 구단들의 전략까지 예측해서 움직여야 한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구단들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다.
최근 허훈과 양홍석을 놓고 흥미로운 평가가 많다. 올 시즌 허훈은 2~3학년 시절에 비해 임팩트가 떨어졌다. 특유의 과감함, 저돌성이 떨어졌다. 허리 부상까지 겹치며 성인대표팀서도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결국 중도 낙마, FIBA 아시아컵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허훈은 특유의 저돌적인 공격력과 어시스트 센스를 회복, 고려대와의 정기전과 챔피언결정전서 펄펄 날았다. 허훈이 주춤할 때만 해도 양홍석을 1순위로 바라보는 구단이 적지 않은 걸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훈이 고려대와의 정기전,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서 가치를 회복하면서 1순위 경쟁 구도가 더욱 흥미로워졌다. 허훈은 본래 1순위 유력후보다. 세부적으로 파고 들면 약점도 있다. 그러나 초특급 가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양홍석은 내, 외곽 공격력을 겸비한 장신포워드. 다만,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선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도 있다. 외곽슛을 갖췄지만 폭발력이 아주 뛰어난 것도, 골밑 공격기술이 아주 정교한 것도 아니라는 것. 하지만, 아직 만 20세다. 희소성과 잠재력이 풍부하다. 그를 선택하는 구단은 긴 호흡을 해야 한다. 송교창(KCC)도 첫 시즌에는 잠잠했다.
이밖에 안영준(연세대), 김낙현(고려대), 김국찬(중앙대), 전태영(단국대) 등도 육성해볼 만한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이들의 장, 단점은 명확하다. 지명하는 팀의 육성 및 활용계획 수립이 가장 요하다.
구단들은 당장 지명순위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그 신인을 KBL서 성공시킬 수 있느냐다. 약 1개월 남았다. 이번 신인드래프트도 이원화와 함께 흥미롭게 돌아간다.
[허훈(위), 양홍석(아래). 사진 = 대학농구연맹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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