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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나는 인복이 많은 배우다'고."
KBS 2TV 금토드라마 '최강배달꾼'의 기억을 떠올리는 배우 고경표의 목소리에는 애정과 힘이 실려 있었다. 그만큼 그에겐 특별한 작품이었다. '최강배달꾼'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관계자를 통해 이번 작품을 대하는 고경표의 의욕이 남다르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했다.
"8년 간 단계를 차곡차곡 밟아서 첫 주연을 맡았죠. 책임감 딱 하나를 가지고 들어갔어요. '혹시 현장에서 욕을 먹는 역할이 필요하다면 그것도 내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었죠. 물론 그럴 일은 많이 없었지만…. 어쩌면 그것이 제가 연기한 (최)강수의 마음이었다고 생각해요. 착한 오지랖이랄까요? '다른 사람이 힘든 것 보다 내가 조금 더 힘들면 된다'는 마음이요."
방송사 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금요일 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동시간대 전작 드라마…. 첫 방송 전 '최강배달꾼'을 향한 기대는 사실 크지 않았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경쟁을 뚫고, '최강배달꾼'은 시청률과 평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고경표 또한 이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제가 시청률에 연연하는 편은 아니에요. 하지만 기분이 좋더라고요. 물론 (시청률이) 못나왔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그 기간 동안 스태프, 배우들과 시간을 공유했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자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인터뷰 내내 고경표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최강배달꾼' 또한 그에게 '사람'을 남겨준 작품이었다.
"이번 작품으로 제가 얻은 것은 사람이에요. 너무 좋은 사람들을 얻었죠. 제가 작품을 할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그 시절을 함께 공유하면서 만든 추억'이에요. 지금까지 매 작품마다 그래왔죠. 그래서 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요. '난 인복이 많은 배우다'라고."
'최강배달꾼'에서 고경표의 파트너는 그의 건국대학교 영화과 후배인 채수빈이었다. 학창시절 언젠가 한 번은 연기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상대와 시간이 지나 지상파 드라마의 파트너로 재회한 것이다.
"(채)수빈이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영광이었어요. 바로 차기작에 들어가는데 체력 관리를 잘했으면 좋겠고요. 한 시절을 예쁜 모습으로 공유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요. 수빈이는 연기를 잘하면서, 성실하기도 해요. 믿어 의심치 않는 좋은 배우에요. 사실 제가 많이 의지를 하기도 했어요. 어찌 말로 다 표현할 길이 없네요.(웃음)"
차갑고 냉정한 눈빛부터 '최강배달꾼' 속 최강수의 사람 좋은 미소까지 매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고경표. 이것이 고경표가 추구하는 '배우의 길'이기도 하다.
"작품을 할 때 제가 그 캐릭터에 많이 취하는 편이에요. 그 스펙트럼이 배우 고경표가 추구하는 방향성이기도 하고요. 그것이 조금씩 보여지는 것 같아서 기쁘고, 이 방향성에 속도까지 붙는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전 그 말이 제일 좋아요. '이전 작품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는 남아있지않다'는 말. 그 기대를 충족할 때의 희열이 있거든요."
인터뷰 내내 연기에 대한 생각을 진중하게 털어놓은 고경표. 그만큼 배우 고경표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바도 뚜렷했다.
"지금처럼 즐거운 작품을 계속 이어갔으면 해요.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으면 좋겠고,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굳이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진 않겠지만, 좋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길 바라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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