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역전 우승은 놓쳤다. 그러나 저력은 확인했다.
두산이 정규시즌 준우승을 차지,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전반기를 마쳤을 때 선두 KIA에 무려 13경기 뒤진 5위였다. 그러나 후반기에 엄청난 질주로 선두 KIA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급기야 9월 24일 잠실 kt전 승리로 공동선두까지 올랐다.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9월 27일 수원 kt전 패배가 뼈 아팠다. 1일 대전 한화전을 잡고 0.5경기 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3일 SK와의 최종전서 패배, KIA에 우승을 넘겨줬다. 어쨌든 디펜딩챔피언 두산의 저력을 확인한 후반기였다.
▲두산의 2017시즌
두산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무려 8명(장원준, 이현승, 양의지,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 민병헌, 박건우)의 선수를 차출했다. 대부분 복귀 후 시즌 초반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컨디션 관리에 실패하면서 타선이 침체에 빠졌다. 특히 지난해 주전으로 도약한 박건우와 오재일의 부진이 가장 심각했다.
설상가상으로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통증으로 전반기 막판까지 전혀 팀에 공헌하지 못했다. 불펜에 힘을 불어넣은 신인 김명신은 김민성(넥센)의 타구에 안면 골절로 공백기를 가졌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좀처럼 승률 5할 언저리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전반기 막판 대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보우덴의 복귀, 함덕주의 5선발 안착으로 선발진이 작년 위력을 회복했다. 타자들도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불펜에선 파이어볼러 김강률이 제구를 다잡으면서 메인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게 투타밸런스가 잡혔다. 전반기를 5위로 마쳤지만,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후반기에 민병헌과 양의지가 박세웅(롯데)의 투구에 손목 골절을 당했다. 그러나 정진호, 박세혁이 완벽하게 공백을 메웠다. 전반기에 맹활약한 최주환이 주춤했고, 김재호도 어깨 부상으로 시즌 막판 이탈했다. 하지만, 류지혁이 빈 틈을 완벽하게 메웠다. 특유의 화수분 야구가 빛을 발하면서 KIA와의 승차를 서서히 좁혔다.
공동선두까지 올랐지만, 결국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래도 후반기를 치르면서 지난해 통합우승 때의 위력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어깨 부상 중인 김재호의 복귀, 판타스틱4의 컨디션 조절 및 관리, 업그레이드 된 불펜, 김태형 감독 특유의 승부사 기질과 뚝심을 감안하면 두산은 포스트시즌 최후의 승자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목표는 한국시리즈 3연패다.
▲MVP : 김재환
김재환은 등락이 심했던 동료들과는 달리 시즌 내내 풀타임 4번타자에 걸맞은 위압감을 보여줬다. 작년에 타격에 눈을 떴다. 올 시즌 극심한 견제에 시달렸다. 물론 미세한 업&다운은 있었다. 그러나 긴 슬럼프는 없었다. 시즌 내내 월요일에도 훈련, 자신만의 루틴 속에서 타격밸런스를 유지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전 경기에 나섰다. 단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4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율 0.340 35홈런 115타점 110득점 OPS 1.039로 맹활약했다. 작년보다 약간 떨어진 성적. 그래도 베어스 최초 2년 연속 3-30-100-100으로 정규시즌 준우승을 이끌었다. 좌익수 수비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 과거 평가가 어떻든 올 시즌 김재환은 리그 최고수준의 4번타자로 손색 없었다.
[두산 선수들(위), 김재환(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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