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0강0중0약 분류가 쉽지 않다.
14일 개막하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그 어느 시즌보다 판도 예측이 쉽지 않다. '0강0중0약'으로 명확히 분류하기가 힘든 분위기. 비 시즌에 변화의 폭이 컸다. 변수도 많다. 변화와 변수가 어떤 결과로 도출될지 알 수 없다.
8월 외국선수 드래프트는 예상대로 유명무실했다. 대부분 팀이 KBL에서 성공한 경력을 지닌 외국선수들을 데려왔다. 몇몇 외국선수들은 기량이 베일에 가렸다. 이정현(KCC), 김동욱(삼성) 등 굵직한 FA들이 팀을 옮겼다. DB 이상범 감독, LG 현주엽 감독 등 신임 사령탑들도 가세했다. 각 팀들이 조직력을 얼마나 다졌는지도 알 수 없다. 연습경기는 말 그대로 연습경기. 감독들은 핵심 전술을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대다수 감독이 11일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KCC와 SK를 우승후보로 지목했다. 그런데 현장에서 상위권과 중위권을 분류하는 시각은 조금씩 다르다. 현장 지도자들, 프런트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우승후보, 4강, 6강 분류가 명확하지 않다.
대체로 SK, KCC가 우승권으로 분류되고, 전자랜드, KGC, 모비스가 중, 상위권으로 꼽힌다. 이 팀들 중에서 4강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리고 삼성과 LG가 6강권(최악의 경우 6강행 실패)이라는 전망, 오리온, DB, kt가 하위권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각에선 kt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장을 활용, 의외로 사고를 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 시점에선 오리온과 DB가 최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것만 확실하다고 봐야 한다.
상위권 후보들도 변수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중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 반대로 중위권, 하위권 후보들도 변수를 극복하면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SK는 김선형, 애런 헤인즈 콤비의 재결합에 테리코 화이트, 최준용, 변기훈, 김민수, 최부경 등이 있다. KCC 역시 FA 이정현의 가세, 부상에서 회복한 전태풍과 하승진, 안드레 에밋, 찰스 로드, 이현민, 송교창, 김지후, 송창용 등이 있다. 각 포지션별 멤버구성이 화려하다.
다만, 두 팀 주축멤버 구성을 보면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 볼 소유욕이 높은 멤버들 속에서 효율적인 공격 패턴을 구축하면 승부는 수비조직력에서 갈린다. 모비스가 거의 매 시즌 최소 6강 후보로 꼽히는 것도 탄탄한 수비조직력 덕분이다. 그리고 SK는 확실한 5번이 부족하다. KCC는 최근 몇 년 간 부상자가 적지 않았다.
모비스, KGC, 전자랜드는 SK, KCC의 빈 틈을 파고들 저력이 있다. 그러나 이 팀들도 변수는 있다. 모비스는 G리그 도전을 선언한 이대성, 김효범의 은퇴로 2번이 부족하다. 외국선수 네이션 테리는 아직 컨디션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는 게 유재학 감독 설명. KGC는 볼 소유욕이 강한 마이클 이페브라와의 조화, 키퍼 사익스의 공백을 메워야 할 김기윤, 박재한, 이원대 등 국내 가드들의 활약 여부, 이정현의 공백을 메워야 할 강병현의 부활 여부가 관심사다. 전자랜드는 전 포지션 신장이 크지만, 확실한 국내 센터가 부족한 부분, 외국선수 1옵션 조쉬 셀비와는 달리 베일에 쌓인 아넷 몰트리의 기량 등이 변수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의 특별귀화가 최종 확정되면 시즌 중 대표팀(2019 FIBA 중국월드컵 아시아 1차예선)에 메인 외국선수를 차출하는 모양새가 된다.(라틀리프는 귀화해도 KBL서는 외국선수 신분). A매치 열흘 전에 대표팀이 소집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 최진영 사무국장은 "그럴 경우 라틀리프 없이 3경기를 치러야 한다"라고 했다. KBL은 대체 외국선수 영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단 3경기를 뛰기 위해 KBL에 올 외국선수는 없다. 이 부분이 삼성의 최대변수다. 그 3경기로 삼성의 최종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김동욱을 영입했지만, 임동섭의 상무 입대로 확실한 슈터가 부족한 것도 고민이다.
LG는 베일에 쌓인 현주엽 감독의 지도력과 용병술, 평가가 엇갈리는 조쉬 파웰, 일시대체 외국선수 조나단 블락의 컨디션, 저스틴 터브스의 복귀 가능성 등 변수가 너무 많다. 심지어 현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조성민의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kt는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 2장이 희망이다. 허훈과 양홍석을 모두 뽑는 최고의 행운을 누린다면 외국선수 웬델 맥키네스, 리온 윌리엄스와의 결합으로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 토종 에이스 김영환도 있다. 다만,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는 포지션이 많지 않다는 점, 신인들의 잠재력이 어떻게 표출될지 알 수 없다는 점이 변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7일 삼성과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SK, KCC, KGC가 좋고, 전자랜드도 우승후보다. 셀비는 안드레 에밋보다 낫다"라면서 "오리온과 DB가 하위권으로 분류되지만, DB는 외국선수(디온테 버튼, 로드 벤슨)가 확실하다. 외국선수들이 확실하면 국내선수들은 끼워 맞추면 된다. 오리온도 최진수와 허일영이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하위권으로 분류된 오리온과 DB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는 뜻.
수 많은 자체변수에 기본적인 부상 변수, 각 팀 외국선수, 주축선수들의 매치업 상성관계, 시즌 중 반드시 찾아올 외국선수 가승인 대란, 신인드래프트에 A매치 휴식기까지. 심지어 각종 변수들에 대한 사령탑들의 대처방법도 또 다른 변수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0강0중0약이란 전망이 쉽지 않다. 강자와 약자를 전망할 수는 있지만, 100% 단정할 수는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말 올 시즌은 모르겠다. 1라운드 9경기를 해봐야 대충 그림이 나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답에 가장 가까운 말이다.
[개막 미디어데이 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