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리포트: 3Q까지 고전한 SK, 오리온 4Q 딜레마 완벽공략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SK는 고전했다. 그러나 4쿼터에 오리온의 딜레마를 공략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SK 문경은 감독은 15일 오리온과의 홈 개막전을 앞두고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건 공격횟수를 늘리는 것이다"라고 했다. 속공, 2차 속공 개수를 늘려 득점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 한정된 시간에 공격횟수를 늘리는 건 현대농구에서 의미 있다.

중요한 건 효율성이다. 공격횟수 증가 효과를 누리려면 수비와 리바운드, 공격의 유기성과 정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올 시즌 SK는 그럴만한 전력을 갖췄다는 게 문 감독 자체평가다. 실제 승부처서 자신의 득점을 해내면서도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에 능한 애런 헤인즈의 컴백은 큰 의미가 있다. 헤인즈는 속공과 세트오펜스 모두 능하다. 김선형과 최준용은 속공에 최적화된 선수들이다.

이밖에 김선형, 최준용, 변기훈, 테리코 화이트 모두 개인능력과 이타적인 마인드를 겸비한 선수들이다. 문 감독의 말대로 SK는 경기초반부터 속공을 많이 시도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공격권을 가졌고, 주도권을 잡았다. 연계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대거 떠난 오리온은 SK 지역방어에 고전했다.

그런데 SK는 크게 달아나지 못했다. 일단 오리온의 현란한 수비전술을 완벽히 공략하지 못했다. 오리온은 수시로 맨투맨과 지역방어를 섞었다. 하프코트 부근에서 기습적인 트랩을 시도했고, 지역방어 형태의 프레스까지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SK의 패스게임이 무뎌진 측면이 있었다. 세트오펜스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더구나 에이스 헤인즈의 야투 감각이 좋지 않았다. 그 사이 오리온은 드워릭 스펜서와 허일영 등의 외곽포로 추격했다. 3쿼터 중반에는 연계플레이까지 살아나며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SK는 4쿼터에 오리온의 딜레마를 활용했다. 오리온은 현실적으로 스펜서가 빠졌을 때 공격이 풀리지 않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개인기량과 연계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1번도 없다.

때문에 추일승 감독은 4쿼터에 센터 맥클린을 빼고 스펜서를 기용했다. 이렇게 되면 골밑이 약화되는 약점이 생긴다. 4쿼터는 외국선수 2명이 뛸 수 없다. 추 감독은 송창무와 문태종을 동시에 기용했으나 SK는 헤인즈와 김민수, 김선형이 자유롭게 오리온 골밑을 공략하며 달아났다. 지역방어로도 재미를 봤다. 결국 SK의 승리. 오리온은 경기종료 4분 전 맥클린을 투입했으나 이미 승기는 SK로 넘어간 뒤였다.

SK는 공격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속공횟수가 늘어난 건 고무적이지만, 세트오펜스에선 과제가 남아있다. 공격리바운드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걸 감안할 때 스코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오리온의 4쿼터 딜레마를 잘 활용했다. 그러나 오리온은 올 시즌 전력이 가장 약한 팀이란 걸 잊어선 안 된다.

오리온은 개막전서 드러낸 아킬레스건을 다시 한번 노출했다. 3쿼터까지 내용은 개막전보다 오히려 좋았다. 그러나 4쿼터 딜레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약화된 골밑, 1번 부재의 결합은 너무 뼈 아팠다. 결국 개막 2연패다.

[헤인즈와 김선형.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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