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표본이 적지만, 그래도 3경기에서 평균 7.5어시스트를 기록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포워드라면 더더욱 남기기 힘든 기록이지만, 대상이 서울 SK 포워드 최준용(23, 200cm)이라면 수긍할 수 있는 기록 아닐까.
최준용이 시즌 초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SK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SK는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개막 3연승을 질주,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SK가 개막 3연승을 질주한 것은 2009-2010시즌 이후 8년만의 일이다.
지난 18일에는 김선형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에도 창원 LG에 86-70으로 승리했다. 애런 헤인즈(28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2스틸 3블록)가 팀 공격을 주도했고, 최부경(14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과 김민수(14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도 꾸준히 득점을 쌓았다.
최준용 역시 제몫을 했다. 8득점 7리바운드 9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 걸쳐 존재감을 뽐냈다. 3쿼터 막판에는 공을 살려내기 위해 엔드라인으로 몸을 던졌고, 이 과정에서 오른쪽 팔꿈치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공을 따라갔을 뿐”이라는 게 최준용의 설명이다.
이날 경기는 SK가 김선형 없이 치른 첫 경기였다. SK는 최원혁과 정재홍을 번갈아 투입한 가운데, 최준용이 경기운영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LG를 압도했다. 문경은 감독은 “(김)선형이가 빠진 만큼, 경우에 따라 (최)준용이도 공을 운반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준용이가 제몫을 해준 경기”라고 말했다.
최준용은 “경기를 뛰면서 선형이 형 생각을 많이 했다. 선형이 형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갔을지 고심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똑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선형이 형이 빨리 낫기 위해선 우리가 더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준용은 200cm의 신장에 기동력, 경기운영능력을 겸비한 포워드다. 공격 리바운드에도 투지를 갖고 임한다. 트리플 더블에 도전하기에 최적화된 신체조건과 능력을 지닌 셈이다. 이에 대해 최준용은 “기록은 크게 생각 안 한다. 팀이 이기는 게 우선이다. 기록은 열심히 하다 보면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기록도 있다. 최준용은 3경기에서 평균 7.5어시스트를 올렸는데, 이는 이 부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위는 김시래(LG)의 6.5어시스트다.
최준용은 이에 대해 “1번(포인트가드)부터 5번(센터)까지 다 재밌지만, 가장 재밌는 건 내 패스를 받은 선수가 슛을 넣을 때다. 득점보단 어시스트할 때가 재밌다”라며 웃었다.
KBL 출범 이후 포워드로 분류된 선수가 어시스트 1위에 오른 건 2011-2012시즌 크리스 윌리엄스(평균 6어시스트)가 유일한 사례다. “득점보다 어시스트할 때가 재밌다”라는 최준용은 시즌이 끝날 때 어떤 기록을 남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최준용.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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