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호랑이의 뒷문과 곰의 앞문 중 어느 쪽이 불안함을 지울 수 있을까.
KIA와 두산은 올 시즌 강력한 선발야구를 필두로 리그를 호령했다. KIA는 선발 평균자책점 2위(4.31), 두산은 3위(4.43)로 시즌을 마쳤다. 20승 듀오 헥터 노에시-양현종를 비롯해 팻 딘, 임기영과 판타스틱4로 불리는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유희관이 이번 한국시리즈 마운드를 뜨겁게 달굴 전망.
다만, 그렇다고 마운드 쪽에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시리즈에 앞서 문단속이라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다. KIA는 뒷문, 두산은 앞문이 불안하다. 단기전은 사실상 마운드 싸움에서 희비가 갈린다고 봐도 무방한 경기. 선발과 불펜 두 파트가 조화를 이뤄야만 4승 고지에 먼저 도달할 수 있다.
먼저 KIA의 뒷문을 살펴보자. 화려한 선발진을 앞세워 정규시즌 우승을 일궈낸 KIA이지만, 뒷문의 상황은 정반대다. 올 시즌 KIA 불펜은 리그에서 세 번째로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은 5.71로 최하위 kt, 삼성과 비슷한 수치다. 블론세이브 역시 리그서 3번째로 많은 18개. 임창용, 김윤동, 김세현, 심동섭 등 필승조 구색은 갖췄지만 기복이 문제였다.
KIA 김기태 감독은 전날 미디어데이를 통해 1~4차전 선발투수를 사실상 확정했다. 헥터-양현종-팻딘-임기영 순. 예상대로다. 이들이 시즌처럼 긴 이닝을 소화한다고 봤을 때 승부는 역시 7~9회에서 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뒷문 단속이 더욱 절실하다.
일단 KIA 필승계투진은 무려 3주 간의 휴식을 통해 체력적, 기술적 보완을 마쳤다. 두산 맞춤형 과외 또한 받았을 터. 아울러, 김윤동은 9경기 평균자책점 2.45, 김세현은 5경기 2.08로 두산에게 강했다. 임창용의 5경기 15.00이 걸리지만 KIA 불펜에겐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이와 반대로 두산은 플레이오프 4경기서 장기인 선발야구가 무너졌다. 1차전 니퍼트를 시작으로 장원준, 보우덴, 유희관이 모두 고전했다. 보우덴, 유희관은 5회를 넘기지 못했고, 에이스 니퍼트는 6점, 장원준은 3피홈런을 헌납했다.
여기에 이번 시리즈 상대는 팀 타율 1위(.302)의 KIA다. NC(.293)보다 강한 상대다. 두산 선수들도 "1번부터 9번까지 쉬어갈 타자가 없다"라고 입을 모았다. 플레이오프에선 타자들이 마운드를 보완했다고 하나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KIA 상대로 또 다시 장타쇼를 펼칠지는 미지수다.
이에 판타스틱4의 일원인 유희관은 미디어데이서“네 선수 모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작년에 판타스틱4 시즌1이 대박을 쳤다. 후속작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시즌3가 준비돼 있다”라는 재치 있는 답변으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일단 두산 뒷문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검증을 받은 상태다. KIA와 달리 최근 한국시리즈 2번을 경험했다는 것도 메리트. 결국은 판타스틱4가 살아나야 3연패라는 대업에 다가설 수 있다. 문단속 성공 여부가 한국시리즈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임창용(좌)과 더스틴 니퍼트(첫 번째), 김태형 감독(좌)과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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