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반격은 시간문제다.
대부분 팀이 시즌 초반 100% 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시즌 전 외국선수 교체대란으로 뒤늦게 합류한 외국선수가 적지 않다. 일부 국내 주축 멤버들 역시 부상 혹은 이적으로 뒤늦게 팀 훈련에 가세했다.
새 외국선수들과 국내선수들의 유기적인 결합은 시간이 필요하다. 부작용을 극복하고, 가능성과 위력을 체크할 수 있는 건 실전뿐이다. 때문에 많은 관계자가 "1라운드는 해봐야 순위 판도를 알 수 있다"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KCC는 반드시 지켜봐야 할 잠룡이다. 개막 2연패 이후 3연승. 결국 공동선두 DB와 SK를 견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괜히 SK와 함께 2강으로 꼽힌 게 아니다. 현재 KCC는 멤버들의 역할 분담 및 정비 과정을 거치고 있다. 100% 전력이 아니다.
사공이 많다. 이정현과 찰스 로드가 가세했다. 둘 다 공을 잡고 플레이하는 걸 즐긴다. 안드레 에밋, 전태풍 등 역시 공 잡는 시간이 적지 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장, 단점이 명확한 하승진, 성장해야 할 송교창도 있다. 김지후, 송창용 등 한 방으로 감각을 유지해야 할 선수들도 있다. 베테랑 가드 이현민도 있다.
DB와의 개막전서 에밋이 원맨쇼를 했다. 그러나 철저히 고립됐다. 나머지 선수들과 연계플레이, 시너지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24일 KGC전서도 확인됐다. 추승균 감독은 "주축 선수들의 롤을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일단 에밋 특유의 스타일을 바꿀 수는 없다. 이정현도 "내가 맞춰가야 한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연계플레이를 요구했다. 일단 하승진과의 2대2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 KGC는 2대2를 막기 위해 하승진이 나오면 지역방어를 구사하는 빈도가 높았다. 공격하는 팀이 스크린을 거는 게 쉽지 않기 때문. 하지만, KCC는 상대 지역방어에 이정현, 로드와의 연계플레이로 점수를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코트를 넓게 쓰며 이정현의 풍부한 활동량과 외곽공격을 체크했다.
아직 에밋과 이정현이 직접적으로 연계플레이를 자주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정현이 공을 만지는 시간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추 감독은 "정현이는 밸런스가 많이 좋아졌다. 9월 연습경기서 무릎을 다친 뒤 1~2라운드에 뛰지 못할 줄 알았는데 기적처럼 복귀했다. 지금도 완전하지 않다. 좀 더 올라올 것이다"라고 했다.
로드도 뒤늦게 합류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3쿼터에 하승진, 로드, 에밋이 동시에 뛸 때 합이 의외로 좋았다. 승기를 잡은 원동력. 추 감독은 "로드는 7~80%다. 아직 에밋은 로드보다 하승진과의 호흡이 좋다. 로드의 몸이 더 올라와야 한다"라고 했다.
하승진은 장점을 철저히 활용,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추 감독은 "사이먼이나 오세근이 외곽으로 끌어낼텐데 외곽슛은 주면 된다"라고 했다. 하승진의 느린 스피드와 좁은 수비범위 공략에 신경쓰지 않겠다는 것.
대신 하승진의 제공권을 극대화하고, 파생되는 효과를 철저히 누린다. 추 감독은 "승진이가 참 잘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공격리바운드와 팁슛 등 신장을 활용한 플레이는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틴 KGC도 막지 못했다. 물론 하승진이 두 사람에게 줄 점수도 줬다. 그러나 똑같이 승부처서 타격을 안긴 것도 사실이다.
3쿼터에 하승진, 로드, 에밋이 동시에 들어가자 KGC는 혼란스러워졌다. 마이클 이페브라나 양희종이 에밋을 맡으면서 이정현이 사실상 자유로워지는 효과가 있었다. KGC처럼 4~5번이 확실한 팀이 아니라면 무조건 미스매치가 생긴다.
하승진은 철저히 로 포스트에서 활동하면서 로드, 에밋의 동선과 겹치지 않게 움직였다. 오히려 수비를 몰고 다니면서 로드, 에밋, 이정현에게 많은 공간이 생겼다. KCC는 그 틈을 파고 들어 효과적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수비에서도 공헌이 있었다. 추 감독은 "어쨌든 신장과 윙스팬이 있다. 지역방어할 때 팔만 뻗어도 돌파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3연승 과정에서 선수들의 역할을 분담하고, 동선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결국 에밋, 이정현, 하승진, 로드의 유기성, 위력을 극대화하는 게 목적이다. 개개인의 능력과 장점이 확실하다. 아직 변수가 많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많은 게 사실이다.
추 감독은 "에밋에겐 동료를 더 봐달라고 했고, 다른 선수들에겐 정현이가 2대2를 하면 공간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로드에겐 3~4번 골밑에서 하면 한 번은 외곽에서 쏘라고 했다. 2라운드가 되면 더 좋아질 것이다. 체력, 부상 관리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KCC 선수들. 사진 = 전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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