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백업들을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KIA와 두산이 발표한 한국시리즈 30인 엔트리의 가장 큰 특징은 주전과 백업의 경계가 비교적 명확하다는 점이다. 특히 KIA는 주전과 백업의 실력 차가 작지 않다. 두산은 그 간극이 KIA보다 좁지만, 역시 백업들은 명확히 구분된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된 일부 KIA, 두산 선수들은 즉시전력이라기보다 미래를 대비하는 성격이 느껴진다. KIA 포수 이정훈, 두산 투수 이영하, 박치국, 포수 장승현이 대표적이다. 이들에겐 벤치에서 느끼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다.
기본적으로 단기전은 주전과 주전이 충돌하고, 추격조가 의미 없는 무대다. KIA와 두산처럼 주축들의 기량, 경기에 미치는 임팩트가 확실한 팀들간의 단기전 격돌은 더더욱 주전들의 경기력으로 희비가 엇갈린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백업들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경기 중, 후반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백업 1~2명의 플레이로 시리즈 전체 흐름이 바뀔 수 있다. 2005년 한국시리즈서 삼성 박종호가 부상으로 갑자기 빠지자 김재걸이 등장, 결정적인 우선상 2루타를 때리고 시리즈 내내 맹활약 한 게 대표적 사례다. 김재걸 코치가 현역 시절 타격이 좋은 선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유독 단기전에 강했다.
이번 한국시리즈서도 쓸만한 대타 카드가 즐비하다. KIA는 서동욱, 최원준, 김주형, 신종길이 있다. 신종길이 단연 눈에 띈다. 시즌 타율은 0.241이었는데 대타타율은 0.343이었다. 선발라인업에 들어올 때보다 대타로 나설 때 결과가 더욱 좋았다. 최원준, 김주형은 일발장타력이 있다. 서동욱은 타격도 좋고 커버할 수 있는 포지션도 많은 장점이 있다.
두산은 닉 에반스, 정진호, 국해성이다. 특히 에반스가 눈에 띈다. 김재호가 어깨부상에서 완벽히 회복되지 않으면서 센터라인 수비 안정감을 위해 오재원의 선발출전이 필요하다. 그리고 최주환과 오재일의 타격감이 너무 좋았다. 지명타자와 1루수를 맡으면서 에반스는 플레이오프 2~4차전서 잇따라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한국시리즈서도 선발과 대타를 병행할 듯 하다. 경기 후반 대타로 나서면 압박감 측면에선 양 팀 최고다.
스페셜리스트들도 있다. KIA 유재신이 대표적이다. 넥센 시절에도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로 단기전을 경험했다. 빠른 발을 갖고 있고, 단기전 경험까지 축적했다. KIA는 발 빠른 주전타자가 많지 않다. 경기 후반 박빙 상황서 유재신의 발이 한국시리즈 흐름을 바꿀 수 있다. 김호령도 같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
두산에선 조수행이 플레이오프부터 대주자로 활용됐다. 두산에 발 빠른 타자가 적지 않지만, 기동력보다 장타력으로 승부하는 컬러를 감안하면 조수행의 역할이 중요하다. 수준급 내야수비력을 갖춘 서예일은 대수비 요원으로 활용된다.
스페셜리스트들의 의외의 활약이 한국시리즈 전체 물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 단기전은 그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서동욱(위), 두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