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영화 '남한산성'은 이병헌, 김윤석 등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특히 그동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조합을 선보이는 신선한 케미를 자랑했다. 데뷔 20년을 훌쩍 넘겼음에도 단 한 차례도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없었던 이들이었다.
황동혁 감독이 더할 나위 없는, 꿈의 캐스팅을 이뤄낸 것이다. 그는 최근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남한산성'은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 아무도 같이 연기해본 적 없는 배우들이 모인 신기한 영화에요. 비극적 역사를 다룬 '남한산성'이라는 어려운 작품에 모여서 각자 색깔로 앙상블을 이뤄요. 이런 영화는 정말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들의 연기 대결을 큰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죠"라고 이유 있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캐릭터 분배도 탁월했다. 이병헌에게 이조판서 최명길 역, 김윤석에게 예조판서 김상헌 역을 입혔다. 이병헌은 정적인 최명길이, 김윤석은 불 같은 김상헌이 제격이라고 생각했다고. 다행스럽게도 두 배우 모두 각자 제안받은 역할에 흡족했다고 한다.
"행여나 제가 염두에 둔 것과 반대로 원하실까 봐 걱정했는데 이병헌, 김윤석 선배 모두 '난 이 역할이 아니면 안 된다'라고 하시면서 각각 최명길, 김상헌을 선택하셨어요. 두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이 땅에 이병헌, 김윤석 선배밖에 없어요."
이어 그 이유를 밝혔다. 황동혁 감독은 "김윤석 선배에게 김상헌을 제안한 이유는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틈이 있어요. 극 중 김상헌은 백성 날쇠(고수), 나루(조아인)와 교감하면서 흔들리죠. 인간적인 슬픔을 느끼는데 '추격자'에서 그 모습을 봤어요. 연쇄살인마를 잡겠다고 불 같이 온몸을 내던지던 사람이 죽은 피해자 딸 앞에선 따뜻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밖에는 없다고 생각했죠"라고 전했다.
이병헌에 대해서는 "반대로 최명길은 한결같은 정적인 인물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과 떨림, 그 마음이 느껴져야 하죠. 난리 치는 역할은 누구든지 할 수 있지만 정적인 인물을 깊이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이병헌 선배뿐이에요. '남한산성'은 말의 영화잖아요. '밀정'에서 짧은 등장임에도 목소리로 다 휘감아버리더라고요. 소름을 느꼈어요. 최명길은 왕 앞에서 고개를 들지 않아요. 말미에 단 한 번 드는데 그 한 번만으로도 폭발하는 감정을 전하는 힘이 있는 배우죠. 저 목소리와 눈빛, 이 이상은 없어요"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두 명배우가 만났으니, 혹한의 추위 속에서 진행된 촬영이었지만 현장의 온도는 뜨겁게 올라갔다.
"최명길과 김상헌의 신념이 50대 50으로 첨예하게 맞서야 했는데 이병헌, 김윤석 선배 덕분에 그 밸런스가 맞춰졌어요. 마치 '쇼미더머니' 랩배틀을 하는 것 같았어요. 심사위원을 맡았는데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죠. 두 분의 연기를 지켜보는 게 무척 재밌었어요. 관객의 기분으로 연극 무대를 관람하는 것처럼 봤어요. 이병헌과 김윤석 선배의 치열한 열연이 끝난 뒤 스태프들 사이에서 박수갈채가 나오기도 했답니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