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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파업콘서트가 여러 뮤지션과 시민들 그리고 MBC를 떠났던 아나운서들이 한데 어우러져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25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MBC노조의 파업콘서트 '다시 만나도 좋은 친구'에 현재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기자가 깜짝 등장해 "언론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살아날 수 있다"며 "공영방송은 원래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부르짖었다.
이날로 총파업 52일째를 맞은 MBC노조는 현장에 모인 시민들과 함께 김장겸 사장의 퇴진과 MBC 방송 정상화를 주창했다.
MBC노조 전 조합원들이 함께 제작한 'MBC 프리덤 2017' 뮤직비디오로 시작된 파업콘서트에는 전인권밴드, DJ.DOC, 장기하와 얼굴들, 밴드 혁오, 바버렛츠 등이 출연했다.
평소 과묵한 스타일로 잘 알려진 혁오의 오혁도 이날만큼은 "저는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며 "그래서 억울한 분들이 없으셨으면 좋겠다"며 짧지만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
장기하는 "MBC를 다시 MBC답게 만드시려고 나와계신 것 아니냐"고 물으며 "저희도 그것을 바란다. 조그마한 힘이나마 보태려고 왔다"고 밝힌 뒤 관객들을 향해 열창했다.
박주민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도 무대에 올라 조속한 MBC 정상화를 촉구했으며, 김어준, 이외수, 김제동 등의 응원 메시지 영상도 공개됐다.
특히 김영란 전 대법관은 지지영상을 통해 "제대로 된 언론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왔다. 이 시점을 계기로 언론을 바로 세워주시면 공직사회나 일반 시민들이 살아가는 데 정말 좋은 사회,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사회로 갈 것"이라며 "힘을 좀 더 내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격려했다.
박혜진, 문지애, 김소영 등 MBC를 퇴사한 아나운서들도 등장해 MBC 파업을 지지하며 퇴사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문지애는 동료 아나운서들이 현장을 떠나게 되는 상황을 지켜보며 "잠을 잘 못 자는 날, 자고 나면 악몽을 꾸는 날 등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져 내리는 시간들이었다"며 "오랜 고민 끝에 퇴사했지만 저의 결정이 많은 동료들에게 더 큰 짐을 준 것 같아 무겁고 죄송한 마음을 갖고 파업을 지켜봤다"고 고백했다.
김소영도 "제가 좋아하는 아나운서 선배들이 제 라디오 PD가 되고 선배들을 만나려면 주조정실, 스케이트장으로 가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한명 한명 사라질 때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며 "당연한 수순으로 저도 방송을 못하게 되며 받아들이기 힘들었으나, 이 자리에 함께 서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특히 손정은 아나운서는 "동료들이 떠나는 모습, MBC를 사랑했지만 등지는 모습을 보며 괴로웠다"며 "가족 같은 사람들이 한 명씩 떠나는 모습을 보는 게 괴로운 일이었으나, 세상이 바뀌어서 한 무대에 함께 서서 서로 응원하며 이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 =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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