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가 보우덴 딜레마에 빠졌다.
두산이 자랑하는 이른바 ‘판타스틱4’ 선발진은 지난 NC와의 플레이오프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타선이 폭발하지 않았다면 자칫 어려운 시리즈가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 한국시리즈에 돌입하며 더스틴 니퍼트와 장원준은 다시 제 기량을 찾았다. 니퍼트는 1차전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장원준은 2차전 7이닝 무실점으로 양현종과 명품투수전을 연출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이들의 반등에 미소를 지었다. “플레이오프 보다 굉장히 잘 던져주고 있다”라고 운을 뗀 김 감독은 “사실 한국시리즈에선 더 잘 던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레이오프 이후 충분히 휴식을 취했고, 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를 경험하며 몸이 풀렸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전날 3선발인 보우덴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그는 동료들의 반등쇼에 합류하지 못했다.
보우덴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지만 4이닝 5피안타 3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조기에 교체됐다. 투구수는 70개.
기록과 함께 내용도 좋지 못했다. 1회 삼자범퇴 이후 2회 무사 1루서 이범호를 병살타 처리할 때만 해도 흐름은 좋았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 김선빈의 안타, 김호령의 번트로 몰린 2사 2루서 이명기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고, 4회에는 1사 후 볼넷 2개와 보크로 위기를 자초한 뒤 안치홍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그리고 5회 선두타자 이명기에게 다시 2루타를 허용하며 교체.
두산에겐 1패 이상의 치명타였다. 1승 2패 열세에 몰린 것도 문제이지만 시리즈가 장기화될 경우 보우덴이 다시 등판하는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기 때문. 4차전 선발투수로 유희관을 예고한 두산은 5차전부터 다시 니퍼트를 내세울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보우덴은 순서 상 마지막 7차전 선발투수가 된다. 포스트시즌서 2경기 연속 부진한 그를 벼랑 끝 7차전에 올리는 건 껄끄럽다.
그러나 김 감독은 웬만하면 로테이션에 손을 대지 않는 지도자다. 시즌 중에도 표적 등판, 휴식일 조정 등 보다는 선발투수들의 각자 루틴과 휴식일을 존중했다. 지난 플레이오프부터도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 순의 선발진을 고수해왔던 터.
그랬기에 만일 7차전까지 갈 경우 그대로 보우덴을 등판시킬 가능성이 크다. 물론 1+1, 불펜 조기 가동 등 다른 수를 쓸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보우덴이 어느 정도 반전투를 펼쳐줘야 한다. 두산이 보우덴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두산 선발 보우덴이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5회초 무사 2루 KIA 김주찬의 타석에 앞서 강판되고 있다. 사진 = 잠실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