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경기 막판 타선이 살아난 데에 위안 삼기엔 여유가 없다. 타이틀 방어를 노리는 두산이 반드시 임기영을 공략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였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7 타이어뱅크 KBO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3-6으로 패했다. 1차전 이후 2연패에 빠진 두산의 전적은 1승 2패가 됐다.
2차전서 양현종을 상대로 9이닝 4안타 2볼넷 무득점에 그쳤던 두산은 3차전에서도 팻딘에 고전했다. 7회말까지 양의지의 희생플라이, 닉 에반스의 솔로홈런 등 총 2득점을 만들어내는데 그쳤다. 8회말 1사 1, 2루서 김재환이 구원 등판한 심동섭에게서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지만, 계속된 1사 1, 3루 찬스에서 더 이상의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4차전서 평균 15득점이라는 괴력을 뽐냈던 두산 타선은 KIA 마운드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1차전에서는 김재환-오재일이 백투백홈런을 터뜨려 이겼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2~3차전에서는 양현종과 팻딘을 넘어서지 못했다. 두산 타선이 KIA 불펜투수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 셈이었다.
한국시리즈서 1승 1패 후 3차전 패배를 당한 팀은 총 13팀이었다. 이 가운데 전세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2003년 현대 유니콘스가 유일하다. 두산으로선 7.7%라는 희박한 확률 속에 기적을 노려야 하는 입장이다.
두산이 4차전에서 공략해야 하는 KIA 선발투수는 임기영이다. 두산은 정규시즌서 임기영을 앞세운 KIA와 2차례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다. 4월 12일 첫 대결에서는 임기영을 상대로 5이닝 5안타 3사사구 3득점을 만들어냈지만, 불펜이 무너져 4-8로 패했다. 7월 30일에는 4⅔이닝 동안 9안타(1홈런) 1볼넷 6득점으로 설욕, 6-4 승리를 따냈다.
두산의 4차전 선발투수 유희관은 예년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다. 정규시즌서 기록한 평균 자책점 4.53은 5경기 등판에 그쳤던 2010시즌(10.80)을 제외하면 유희관이 데뷔 후 기록한 가장 높은 평균 자책점이다. 최악의 상황에 맞서기 위해선 타선이 난타전을 벌여야 한다는 의미다.
결국 두산으로선 임기영을 최대한 빨리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며 장기전을 만들어야 한다. KIA 불펜은 비록 정규시즌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체력이 비축된 상황이라면 또 다르다. 한국시리즈 3차전을 통해 검증됐고, 데이터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두산은 양의지가 한국시리즈 9타수 무안타에 그친 가운데, 믿었던 오재일마저 3차전서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다만, 이들이 언더핸드투수에 강했다는 점은 4차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요소다. 오재일은 언더핸드투수를 상대로 가장 높은 타율(.323)을 기록했고, 임기영과의 맞대결에서도 투런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를 남겼다. 양의지는 임기영을 상대로 2타수 무안타지만, 언더핸드투수와의 맞대결 타율은 .304다.
두산에겐 여유가 없다. 2~3차전서 연달아 KIA 선발투수들에게 꽁꽁 묶인 두산은 4차전서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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