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알고 보면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직전이다.
KIA는 2009년 이후 8년만의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한국시리즈 잔여 3경기 중 1경기만 잡으면 된다.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한 KIA가 통합우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알고 보면 KIA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일보직전이다. 정상 등극이라는 지상과제 외에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자신의 야구 커리어를 살 찌우고 있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했지만, 단기전은 또 다르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팀이 리빌딩도 매끄럽게 진행한다. 신진 세력들이 큰 경기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걸 무시할 수 없다. 단기전은 개개인의 장, 단점이 세밀하게 해부되는 무대. 투타 모두 100% 전력으로 임한다.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른 견제 및 압박을 극복하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성장한다. 설령 극복하지 못해도 다음 시즌 준비에 약이 된다.
두산도 올해까지 3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왔다. 김재환, 박건우, 허경민이 대표적이다. 팀 중심을 잡는 민병헌, 김재호, 오재원 등도 과거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KIA도 작년 와일드카드시리즈에 이어 올해 한국시리즈를 통해 젊은 선수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야구에 대한 스팩트럼을 넓힌다. 심지어 김호령은 "와일드카드시리즈와 한국시리즈는 또 다르다. 경기장 분위기가 그렇다"라고 했다.
톱타자 이명기는 나이는 적지 않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은 SK 시절이던 2015년 넥센과의 와일드카드시리즈 이후 처음이다. 18타수 5안타 타율 0.278 1타점 2득점으로 괜찮은 활약을 펼친다. 3차전 2루타 2방은 강렬했다.
그러나 4차전서는 6회말 오재일 타구를 처리하려다 실책을 범했다. 이 또한 경험이다. 이명기는 "노 바운드로 잡으려 하다 원 바운드로 잡으려 했는데 팀에 너무 미안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번 한국시리즈서는 (최)형우 형의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한국시리즈 경험이 많다. 방망이 치는 것부터 이것저것 얘기를 듣는다"라고 덧붙였다.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포수 김민식과 한승택도 한국시리즈 경험을 쌓고 있다. 김민식은 1차전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백투백홈런을 맞은 뒤 이렇다 할 아쉬움조차 남기지 않았다. 당시 그는 "헥터의 직구가 좋아 빨리 승부하려고 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라고 자책했다. 약이 된 경험이었다.
시즌 내내 기복이 있었던 젊은 불펜 투수들,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입단한 뒤 마무리를 맡은 김세현도 잊지 못할 한국시리즈다. 이 특별한 경험이 내년, 내후년의 야구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만큼 KIA의 미래도 밝다. 잔여 한국시리즈서 1승만 따내면 2015년 김기태 감독 부임 후 시작한 리빌딩에 정점을 찍는다. 두 마리 토끼 사냥이 눈 앞이다.
[KIA 선수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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