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꽤 높은 곳을 가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까 차를 타고 30분이나 가야 하는 거리더라고요.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구나 싶었어요."
카자흐스탄에서의 뮤직비디오 촬영 뒷이야기를 꺼내는 보이그룹 IN2IT(인투잇)이 지금 서 있는 자리도 어쩌면 같을지 모른다.
케이블채널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년24' 방송이 마친 건 지난해 8월이었으나, 방송 후에도 이들은 정기 공연과 서바이벌을 계속 반복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만 했다.
1년이 넘는 기나긴 경쟁 끝에 '데뷔 그룹 선발'이라는 정상에 올라 눈물을 쏟았지만, 이 역시 끝은 아니었다. 이들이 오른 정상 위에는 어림잡을 수도 없는 거대한 가수들로 뒤덮인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서바이벌이라 정말 친했던 친구들을 누르고 올라가야 하는 시스템이었어요. 마음이 아프고 슬펐어요.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 친구들 덕분에 저희가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다짐도 생겼어요."
어깨는 무겁다. 1년 이상 동고동락하며 가족과도 같았던 동료들을 제치고 얻은 IN2IT이라는 타이틀이고, 1년이 넘도록 이들을 데뷔 그룹에 합류시키기 위해 팬들이 얼마나 살벌한 경쟁을 함께해왔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했던 저희를 1년 6개월간 사랑해주셔서 감사해요. 항상 '오래 오래 보자'는 말을 많이 해요. 투표 시스템이 있어서 팬 분들이 너무 고생하셨거든요. 그걸 보답해 드리기 위해선 저희가 음악으로, 또 무대에서의 에너지로 갚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열심히 할 테니까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멤버 지안의 각오는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서바이벌 기간 중 팬 선물 사건으로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팬들은 그를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지지해 지금의 IN2IT 멤버로 선발시켜줬기 때문이다. 그래서 팬들에게 "잘못했던 일에 대해선 정말 죄송한 마음 밖에 없다"는 지안이다.
"그 일은 어떤 말로도, 죄송하다는 표현도 안 되고, 만회하기 쉽지 않은 일인데, 제가 행동으로서 더 채찍질 하고 발전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저의 죄송한 마음을 표현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소년24'를 기억하는 이들은 데뷔까지 긴 경쟁을 견뎌야 했던 이들을 애처롭게 바라보기도 한다. 하지만 정작 IN2IT이 된 소년들의 얼굴은 천진하고 각오는 "1위가 목표"라며 다부지다.
인호는 "후회하지 않는 값진 시간이었고, 앞으로 살아가는 데 좋은 거름이 될 수 있는 배경을 만들어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장난기 다분하던 인호의 얼굴은 정식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지금 사뭇 진지하게 바뀌어 있었다.
IN2IT은 팬 때문에 데뷔했고, 팬 때문에 앞으로 노래하고 춤출 것이다. 연태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제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기억에 남는 팬 분이 계셨기 때문이에요. 삶이 힘들어서 안 좋은 길을 택하려고 했는데, 제가 늦은 나이에 열심히 해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시고는 '다시 한번 해봐야겠다' 싶어서 도전하신 분이 계시거든요. 그때 '아, 내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만 추는 사람이 아니구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저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팬 분이었어요."
▲ IN2IT: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년24'로 결성된 보이그룹. 오랜 서바이벌 끝에 지안, 연태, 인호, 현욱, 아이젝, 인표, 진섭, 성현 등이 데뷔 그룹으로 선발됐다. 데뷔 앨범은 '카르페디엠', 타이틀곡은 '어메이징'. 'IN2IT'이란 그룹명은 '직감, 본능적으로 알다'의 Intuit과 '그것에 빠져들다'는 Into it이라는 단어를 결합시켜 탄생.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매력으로 대중을 빠져들게 한다는 포부를 담았다"는 게 소속사 설명이다.
[사진 = MMO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